2002년 10월23일 첫 선을 보인 본지가 오늘 창간 20돌을 맞아 벅찬 마음으로 주민과 독자, 광고주, 출향인들께 인사 올립니다.
비좁은 이부자리에서 뒹굴 줄 밖에 몰랐던 갓난애가 언제 커서 걸어 다닐지, 사람 구실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주변의 걱정을 가득 안고 있던 게 엊그제인데 어느덧 스무살 청년이 됐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주변을 둘러보거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왔는데 어느새 20돌이 됐다는 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보이건 보이지 않건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가능했기에 인연을 맺었던 한분 한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때론 공적 영역에서 얼굴을 붉혔을 분들께는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지금의 지역언론 환경을 창간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듭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벌써 두번이나 바뀌었으니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풍요속의 빈곤이란 말처럼 작금의 지역 언론환경이 그러하다는 견해를 자주 접합니다.
언론매체가 양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이를 소비하는 군민들과 독자들의 의식이나 사고를 과연 질적으로 수렴하거나 선도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상당합니다. 이는 본사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본사를 포함한 상당수 지역 언론매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방선거 전후시기에 보인 보도행태는 언론 본연이 갖춰야 할 사실성과 공정성, 객관성, 균형감에 있어 제역할을 했는지 한번쯤 냉철히 평가해 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굳이 대외적이 아니더라도 내부평가나 반성이 없다면 그 같은 상황은 언제라도 재현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체 지역 언론시장의 황폐화와 도태는 시간문제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언론 본연의 기본역할은 사회구성원에 대한 알권리 수행과 권력에 대한 견제·비판 기능입니다.
그러나 언론매체가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구성원의 알권리는 정보 독점과 악용, 권력에 대한 견제·비판은 야합과 한통속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때로는 사회발전과 사회통합이라는 목적과는 달리 사회와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이라는 외피로 악용되는 경우도 나타날 것입니다.
창간 20돌을 맞는 본사가 새해에는 지령 1,000호 시대를 맞습니다. 지령 1,000호 시대를 앞두고 본사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나 시류에 영합하는 곡학아세를 경계하고 사실과 진실, 공공성이 우선임을 더더욱 명심하겠습니다.
무릇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언행은 그 사람이 살아온 가치관이고 살아갈 세계관의 투영이라고 합니다. 이 연장선에서 보면 언론매체의 보도 또한 그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세계관, 지향점의 반영일 것입니다. 이를 알기에 본사 구성원들은 더 낮은 자세의 겸손함과 품격을 간직하겠습니다.
본사가 창간 스무해를 맞기까지 동고동락 해주신 영광군민과 출향인, 독자, 광고주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김 세 환
본사 발행인 /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