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이 아닌 모악산이라고? 함평에서 물밑 움직임
불갑산이 아닌 모악산이라고? 함평에서 물밑 움직임
  • 영광21
  • 승인 2022.12.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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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공원 지정추진 초반 함평도 연대했지만 결국 발 빼 … 대동여지도에도 ‘불갑산’ 기록 있어

■ 함평주민들, 불갑산도립공원 난데없는 명칭 변경 추진

 

불갑산도립공원이 난데없는 명칭 변경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함평지역 일부 사회단체에서 불갑산이 원래 모악산이므로 ‘모악산도립공원’으로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해 함평군 출신 도의원이 최근 1~2개월 전부터 전남도에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현재까지 도청내 도립공원 업무 담당부서에는 함평군으로부터 공식적인 문서접수 등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15일 폐회하는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함평 출신 도의원이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5분 자유발언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수면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영광군도 불갑산도립공원 명칭 변경 관련 동향이 전해지자 강종만 군수가 “우리군 입장에 대해 확실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담당부서에 지시해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불갑산 명칭 유래는 ‘모든 산들의 어머니’라는 의미에서 ‘모악산’이라 불렀지만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지도를 제작하면서 전북 김제시의 모악산과 중첩돼 불갑산으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에는 현재 불갑산이 위치한 소재지가 ‘불갑면 모악리’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이 있다. 일각에서는 1950년대 후반에 산 이름이 바뀌었다는 구전도 있다. 
그런데 불갑산과 달리 별도의 ‘모악산’이 존재한다. 불갑면과 함평군 해보면 경계에 위치한 고도 339m의 산이다. <함평군지>에 ‘모악산은 해보면에 있고, 불갑산에서 직락直落하여 구름 사이에 솟아 있으며, 신라 진평왕 때 용천사가 있었다’라는 기록처럼 불갑산과 별개로 보고 있다. 
영광군은 수일전 불갑산에 대한 옛 표기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지도를 집대성한 지리학자이며 지도제작자인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가 그것이다. 1861년 간행된 <대동여지도>에 불갑산이 영광군 남서부에 위치한 것으로 표기돼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1861~66년 김정희가 간행한 <대동지지>에도 불갑산과 관련해 ‘영광의 남쪽 20리에 있으며, 함평과 경계에 있다’고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모악산과는 별개로 본 것으로 추측된다.  
또 모악산과 관련해서는 1530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과 함께 <1872년 지방지도>(함평)에 모악산이 무악산으로 표기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악산母岳山과 무악산毋岳山 표기는 모母자와 무毋자가 혼동돼 사용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명칭 유래 등에 대한 고증은 지역향토사학계가 보다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실적으로 명칭 변경은 명분상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도립공원 지정 과정에서 나타난 양 자치단체간 행보 때문이다.
불갑산도립공원 지정은 최초 2005년 영광군이 건의했지만 좌초됐다. 그러나 14년 지방선거에서 김준성 전군수의 공약으로 15년부터 추진된 지정 활동은 영광군 주도로 함평군도 16년 타당성조사 중간보고회까지는 연대했다. 당시 계획은 영광군 관할 10.2㎦, 함평군 4.5㎦ 등 총 14.7㎦ 규모였다. 
그러나 도립공원 지정시 용천사 일대를 활성화하려는 개발계획 등은 불가능해 함평주민들의 반발로 함평군이 발을 빼 현재 지정된 불갑산도립공원은 영광군 관할지역인 7.004㎦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또 모악산도립공원 명칭도 전북 김제시, 전주시, 완주군을 아우루는 모악산(해발 795.2m) 일대가 ‘모악산도립공원’으로 1971년 이미 지정돼 있어 명칭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