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 영광군 불똥
“원전이 건설돼 주요 산등성이마다 거대한 철탑이 세워져 있는데 앞으로는 천년만년 ‘영광군’이 아닌 ‘철탑군’이 될 상황이다.”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신안군 해상풍력 송전선로(공동접속설비) 건설사업과 관련해 영광군 5개 면단위가 관통될 예정이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며 지역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30년까지 추진되는 신안군 해상풍력발전단지는 48조5,000억원이 투입돼 8.2GW(1GW=1,000㎿)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완공되면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보다 7배 큰 규모이다.
신안군 임자도 일대 해상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선로를 통해 장성군 동화면에 위치한 신장성변전소로 연결돼 광주권에 공급될 예정이다. 그런데 문제는 신안군에서 출발한 송전선로가 염산면 향화도에 상륙해 영광군 5개 면지역의 주요 명산 30㎞구간을 거쳐 장성군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직선거리로 하면 신안군에서 출발해 대부분 함평군을 거쳐 장성 변전소로 가는게 타당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사실은 송전선로 통과 예정지인 인근마을 권역별 설명회가 지난해 11월초부터 진행됐지만 올해 들어 불갑산도립공원이 소재한 불갑면 주민들의 거센 민원이 제기되지 않았으면 유야무야 묻힐 뻔했다.
한전은 전체 28개 마을설명회중 26곳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갑면 금계리 송전탑 설치 반대대책위는 1월29일 성명서와 현수막을 통해 송전탑 건설을 비판했다. 이들은 “불갑산도립공원 인근에 고압송전탑·송전선로가 설치된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고 지난 1월13일 영광군과 한국전력에 확인한 결과 관련 시설이 설계단계임을 확인했다”며 “해당지역 주민들을 철저하게 무시했다”고 성토했다.
송전탑 설치 비판여론 와중인 1월31일 진행된 군수와 불갑면민과의 대화에서도 단연 이슈는 해상풍력 송전선로 사안이었다.
한 주민은 “불갑면이 관광벨트화돼 상당히 활성화됐는데 송전탑이 설치되면 이에 역행하는 것이고 송전선로를 직선화하면 되는데 굳이 불갑을 관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강종만 군수는 “그렇지 않아도 사업주체인 한전과 전남도청 관계자를 오늘 오전 군청에서 만나 가깝게 갈 수 있는데를 제외하고 영광을 왜 관통하냐, 영광에 송전탑을 설치하는 것은 수용불가라고 했다. 한전은 계획변경이 불가하다는 입장인데 영광군은 행정력을 총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불갑사 주지 만당 스님은 “군수께서 반대한다니 참으로 다행”이라며 “국책사업이라는 빌미로 강행할 경우 막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문제가 발생한 곳마다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회유해 마을마다 풍비박산이 난 사례가 많아 주민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신안군 해상풍력 건설과 관련해 지난 21년 5월 전남도 차원에서 현안회의가 열린 이후 선로 입지선정 회의가 열리며 9월 후보지가 도출됐다. 이에 영광군은 10월7일 한전에 송전선로 경과지(안)에 대해 재검토 의견서를 제출하고 특히 17일 열린 제4차 입지선정위에는 직접 참석해 경과지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한전 등이 소위원회 체계로 변경하고 공식창구를 영광군이 아닌 개별 마을과 접촉하면서 영광군은 1년여 동안 소외되면서 문제가 소리소문없이 증폭됐다.
송전탑 문제는 비단 불갑면만의 문제가 아닌 영광군 전체의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