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광주시와 국방부 … 가슴 앓는 영광군민 
여유 있는 광주시와 국방부 … 가슴 앓는 영광군민 
  • 영광21
  • 승인 2023.02.10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용 알아야’ 명분아래 주민설명회 1개월여만에 실행 … 자칫 또 다른 갈등요인

 

■ 긴장감 속에 열린 광주 군공항 주민설명회

광주 군공항 이전 주민설명회가 7일 오후 3시 영광예술의전당에서 영광군연합청년회 주최로 열렸다.
지난달 초 염산청년회의 성명을 시발로 여러 사회단체들의 요구가 잇따라 촉발돼 영광군이 지난 3일 광주시에 주민설명회 개최를 요청해 이뤄졌다. 행사에는 국방부와 광주시, 영광군 관계자, 지역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은 ‘광주 군공항 이전 설명회는 가증스러운 꼼수다’, ‘우리의 삶에 전투비행장이 웬 말이냐’, ‘광주 군공항 함평·염산 이전 결사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설명회장 입구에 모여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은희삼 염산면번영회장은 “군공항 이전문제로 인해 환경 파괴와 소음 피해는 영광군과 염산면으로 올 것이다”며 “설명회 자체가 가증스러운 꼼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영광군농민회와 축산 등 10개 단체는 영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을 교묘하게 이용해 쥐꼬리만 한 지원책을 가지고 지역간 갈등과 지역민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영광군민과 농민들은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영광군의 어떠한 행정적, 정치적 행위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내 단체가 주관해 열린 행사라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행사를 주관한 영광군연합청년회 관계자는 “이번 주민설명회는 찬성과 반대가 아니라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차원에서 마련했다”며 “어느 정도 의견표현은 인정하지만 매너는 지켜달라”고 수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국방부와 광주시 관계자는 이전하게 될 지역의 생활기반과 복지시설 확충 등을 위한 4,508억원 규모의 지원방안과 절차, 후보지 선정기준 등을 설명했다. 사업기간은 최소 9년에서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기존 여타 설명회하고는 분위기가 달랐다. 군 공항 예정지를 바라는 국방부와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면 이전할 수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여유 있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반대하는 주민들의 가장 큰 요인은 ‘군공항 소음피해’였다.
이와 관련 한 주민은 “만약 함평군으로 군공항이 가면 경제적 혜택은 모두 함평으로 가고 근접한 영광군은 아무런 혜택 없이 소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고민해볼 문제”라고 주장했다.
주민설명회 개최를 광주시에 요청했던 강종만 군수는 6일 영광읍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군민과의 대화에서 “설명회는 알권리 차원에서 하는 것이고 설명회가 끝나고 나면 전반적인 것을 검토해서 군민 의사가 어느 부분으로 가는지 여론을 보며 군민들의 뜻에 따를 것이고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유사시 적국으로부터 항만, 공항, 철도가 1차 공격대상이라는 점을 이유로 국가중요시설인 원전 소재지에 군공항 이전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주민설명회가 잇따르자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이전을 찬성하는 무안군 일부 주민들도 무안군에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부진하던 광주 군공항 이전문제가 지역간 이전투구로 전환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