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온 전화는 기사와 관련된 영광군청 담당공무원이었다. 처음부터 편치 않던 목소리는 ‘네가 무엇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냐며 격한 표현으로 바뀌더니 이내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동원한 온갖 욕설이 쏟아져 나왔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분노보다는 비애감이 밀려왔다. 그 기사는 무게감이 이미 날 점령하고 있던 차였다. 원전지원금이 영광군민에게 주는 혈세 이상의 의미, 또 연간 300억원이 넘는 돈의 10년간의 향방을 논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간과할 수 없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올바른 관점과 정확한 판단의 근거를 찾고자 했다.
백번 양보해 기사방향이 잘못됐고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 치더라도 다른 이견이라고 해서 절대 그렇게 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미래영광을 설계하는 내용일진데 오히려 부족함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완성도를 높이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비애감을 느꼈던 건 바로 이 부분이다. 용역을 발주한 담당주체가 저러할 진데 획기적인 변화를 바라는 건 감히 가지지 말아야 할 욕심이었나 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후 받은 전화는 영광읍 도동리에 거주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었다. 역시 상기된 목소리였고 ‘소외계층의 노인복지’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쏟아냈다. 비애감이 점령해버린 육신에 희망이라는 한줄기 작은 햇살처럼 느껴졌다.
나와 그 공무원, 모두 현재 같은 하늘아래 호흡하고 미래영광땅에 살아갈 주체들이다. 이미 그 공무원에게선 쏟아낸 폭언과 욕설을 되돌릴 조치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걸 안다. 단, 제발 바라고 또 바라는 바이다. 열린마음으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 주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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