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 시험운행에 거는 기대
남북 열차 시험운행에 거는 기대
  • 영광21
  • 승인 2007.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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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남한과 북한은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동ㆍ서해지구 남북 열차 시험운행의 군사적 보장을 위한 잠정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군사보장 조치를 확보하지 못해 하루 전에 취소된 남북철도 연결이 사실상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경의선은 문산역과 개성역 사이 27.3㎞, 동해선은 금강산역과 제진역 사이 25.5㎞를 시험운행 구간으로 정했다. 일정은 17일 오전 11시30분 남쪽의 문산역과 북쪽의 금강산역을 각각 출발해 12시20분께 동시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기로 했다.

남북은 회의일정을 하루 넘기는 마라톤협상 끝에 철도 도로통행을 위한 항구적인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을 집중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측은 남측의 동해선 강릉 제진 구간의 미완성을 이유로 잠정합의서 체결을 끝까지 고집했다.

그러나 1회용 군사보장 합의서라도 마련해 지난 1951년 이후 처음으로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관통하도록 한 것은 상시통행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시험운행에 그치지만 남북 군사당국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을 철마가 넘나들도록 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철도는 상징성이 높은 교통수단이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철도는 철로가 없으면 달릴 수가 없다.

철도를 복구한 이상 철마는 달려야 한다. 경의선 동해선 연결은 끊어진 한반도 허리를 잇는 만큼 남북화해 협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 연결의 경제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반도는 철책선이 가로질러 동북아의 섬에 해당되는 고립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철도 연결로 부산을 출발한 열차가 서울을 거쳐 평양, 신의주에 도착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열차는 한반도를 넘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까지도 이어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회담은 남북경제 협력사업을 군사적으로 보장하고 군사회담 의제화와 정례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성과도 거뒀다. 그렇지만 매우 아쉬운 점도 있다. 이번 합의가 1회성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한계이며 아쉬운 점이다.

앞으로 상설적인 열차 시험운행을 위해서 또 다른 협의를 해야 한다. 북측이 해상경계선(NLL)문제를 놓고 무리한 주장을 거듭해 회담이 난항을 겪은 것도 유감이며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또 남북이 열차 시험운행에 대해 다소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남측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평화통일시대를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시험운행의 의미를 강조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북측은 참석인원을 남측의 절반인 50명으로 축소하고 취재도 제한하는 등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처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해도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쪼록 이번 시험운행이 남북철도 연결의 단초를 마련하는데 그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상시통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