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감시기구 “원자로 안전성 검증” 요구
민간감시기구 “원자로 안전성 검증” 요구
  • 영광21
  • 승인 2009.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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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연료봉 파손 한국표준형원전에서 처음 발생·설상가상 열전달완충판도 이탈
■ 영광원전 4호기 사고 파문확산
계획예방정비중이던 영광원전 4호기에서 핵연료봉과 열전달완충판이 파손돼 이탈된 채로 원자로 내에서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핵연료봉 파손과 이탈은 한국표준형원전에서는 처음 발생한 것이다. 영광원전 4호기에서 발생한 핵연료봉 파손 및 열전달완충판 이탈과 관련해 민간감시기구인 영광원전환경·안전감시위원회(위원장 정기호)는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영광원전 4호기의 가동중지와 한국형 핵연료인 PLUS-7에 대해서도 사용중지를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에 강력 요청하기로 했다.

영광원전 민간감시기구는 제11차 계획예방정비중인 영광원전 4호기에서 2개의 핵연료봉 파손과 1개의 열전달완충판이 이탈된 사실을 접하고 19일 긴급 전체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대책을 논의한 끝에 중앙정부와 규제전문기관, 사업자에게 원인규명을 요구할 방침이다.
요구내용은 ▶ 영광원전 4호기의 핵연료봉 파손과 열전달완충판의 이탈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민·관 공동조사 실시 ▶ PLUS-7 연료 파손원인과 건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연료 사용중지 ▶ 핵연료봉 파손부위 및 이물질 전량 수거시까지 가동중지 ▶ 열전달완충판 이탈에 따른 원자로 안전성 검증 등이다.

이번 원전사고는 영광원자력본부가 지난 10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제11차 계획예방정비 첫날 상단부가 절단된 핵연료봉 2개를 발견했다. 2개의 핵연료봉은 4호기의 총 4만1,772개 연료봉중 일부다. 설상가상 13일엔 저온의 비상냉각수를 원자로 냉각재 계통에 주입할 때 발생하는 열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인 열전달완충판이 이탈된 상태로 원자로 하부에서 발견됐다. 영광원전 관계자는 “계획예방정비기간 중에 발견돼 방사능 물질의 외부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주민 이모씨는 “비록 방사능의 유출은 없었다고는 하지만 사고가 가동중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데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예방정비 때 찾아냈다는 놀라움을 금할 길 없다”며 “이는 영광원전의 안전점검 체계에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으며 혹시라도 사고기간 중에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됐다면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이 얼마나 컸겠냐”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핵연료봉 파손과 이탈은 한국표준형 원전에서는 처음 발생한 사고여서 정밀하고 명확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열전달완충판 이탈은 원자로 내부손상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이 같은 사고로 인해 영광원자력본부는 당초 11월1일까지 예정된 계획예방정비기간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민관공동조사와 이물질 전량수거 때까지 가동중지를 요구하는 민간감시기구의 요구에 대해 정부와 한수원(주)이 어떻게 답할 지 주목된다.
한편 최근 국감자료에 따르면 영광원전은 지난 4년간 가동정지가 14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원전 4곳중 울진의 26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