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추격 끝 32일만에 일당 모두 검거·범인 놓쳐 한때 여론부담 가중

“우리를 아무도 못봤을 거야. 우린 완전범죄야.”
지난 1월24일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인 오후 6시15분경 영광읍의 한 금은방에 침입한 3인조 강도는 건물 밖에 위치한 전기차단기를 내렸다.
금은방 외부에 설치된 전등과 폐쇄회로(CCTV)가 꺼지자 이들은 금은방으로 들어가 셔터 문을 내리고 금은방 주인의 얼굴을 가리고 손발을 묶은 뒤 이들은 2억원 상당의 금품을 챙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영광경찰서는 수사전담반을 확대, 편성해 사건발생후 범죄현장에 대한 현장 감식자료와 CCTV판독 등 범행지 주변에서 수집한 방대한 탐문자료를 비교·분석했지만 뚜렷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3인조 강도가 미처 피하지 못한 ‘눈’이 있었다. 이들이 타고 도주한 차량이 당시 영광읍 남천리 도로를 지나던 농어촌버스 내에 설치된 CCTV에 찍혔기 때문. 영광경찰서는 이 영상자료를 토대로 동일수법전과자 및 우범자기록을 상호 대조해 용의자 3명을 압축하게 됐고 범죄발생 열흘만인 지난 2월5일 경기도에 있는 PC방에서 용의자 2명을 검거했다.
피의자들은 안양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같이 했던 동기들로 특별한 거쳐없이 전국 찜질방과 PC방을 떠돌며 생활하고 강취한 귀금속은 이미 처분해 현금화한 후였다.
이후 경찰은 검거하지 못한 공범을 조속히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해 나갔지만 지난 2월10일 남은 용의자가 경찰수사망을 뚫고 달아나며 경찰의 미숙한 대응이라고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도주범의 연고지로 알려진 경기도 동두천시 일대에서 밀착 잠복한 결과 지난 1월25일 동두천시 중앙동의 한우체국앞에서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해 나오던 주범 김모씨를 검거하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던 금은방 3인조 강도사건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경북 영주와 밀양 금은방에도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여죄가 드러났다.
이번 수사를 진두지휘한 김공태 팀장은 “수사과정에서의 많은 어려움속에서도 팀원들의 정확한 분석력과 노력이 진가를 발휘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수사과정중 들어있던 설명절은 물론이고 한달 넘게 집에도 가지 못하고 고생한 팀원들의 고생과 이를 이해해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는 강력팀의 김정호 형사가 농어촌버스 내에 설치된 CCTV판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마지막 주범도 체포한 것으로 알려져 회자되고 있다.
사건발생 32일 만에 사건을 종결한 경찰관들에게 전남경찰청의 사기진작 후속조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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