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생활용품 판매 “체험도 하고 놀다 가세요?”
외지에서 찾아와 임시로 허가를 내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기기와 생활필수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외지상인 때문에 자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광읍 남천리 모예식장 자리는 매일 노인들이 찾아와 북새통이다. 명분은 판매하는 의료기기를 체험한다고 하지만 그속엔 오갈데 없이 무료한 노인들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농읍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강 모씨는 “영광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처음에는 무료함을 달래며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곳을 자주 찾았지만 의료기기를 비롯해 방문할 때마다 사들인 물건이 방을 가득 채웠다”며 “어머니가 이곳에서 물건구입을 위해 쓴 용돈이 한계를 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노인들을 현혹시키는 영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영업장을 방문했지만 그들의 강한 항의는 신변에 위험을 느낄 정도였다”며 “관계기관 및 지역단체의 관리감독과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현장 확인결과 이들은 ‘무허가’라는 제보와는 달리 지난 5월 0000장터라는 상호로 사업장를 개설해 방문판매업, 의료기기판매업 허가를 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영업장 관계자는 “정당하게 허가를 내고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의료기기와 생활필수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체험장터는 꼭 물건을 팔기보다는 어르신들에게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하며 즐거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의 영업형태는 어르신들에게 적외선의료기기를 체험하게 하며 오락을 제공하고 생활필수품 등을 연결하고 있다.
화장지, 라면, 설탕, 세제 등의 제품은 일반 시중가보다 약간 저렴하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일부제품은 인지도가 없는 회사 상품들이어서 제품을 신뢰할 수 없었다.
또 판매하고 있는 적외선의료기기는 상품의 성능을 떠나 가격이 50만원 대로 노인들이 구입하기에는 다소 부담된 가격이었다.
영업장에서 만난 한 노인은 “우리가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니 고마워서 자리값으로 물건을 하나씩 사고 있다”며 “생활에 다 필요한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관계기관 담당자는 “표면적으로는 제재할 문제는 없지만 사고가 불분명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호객행위는 근절돼야 할 부분이다”며 “판매자의 양심과 어르신들의 자제만이 도의적인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지역단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며 외지상인 근절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틈을 타 들어온 외지상인들의 얌체행위는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상황속에 관계기관과 관련단체의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처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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