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에 살고 있지만 협동심과 우의는 최고여!”
“오지에 살고 있지만 협동심과 우의는 최고여!”
  • 영광21
  • 승인 2010.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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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논경로당 / 염산면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단풍이 들기도 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재촉하는 가운데 염산면 상계2구 상논경로당(회장 이천수 사진)을 찾았다.

“오지까지 오느라 고생했네. 여까지 뭐 타고 왔는가. 어여 와서 숨좀돌려”라며 도착하자마자 어르신들의 따뜻한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반갑게 맞이했다.

2006년 건립돼 남녀 2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이곳은 여느 경로당과 다르지 않게 방 2개와 거실, 주방으로 이뤄졌지만 어르신들의 옹기종기 빽빽이 찬 자리가 이곳의 활기찬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일반 가정집처럼 정리정돈이 잘돼 어르신들의 깔끔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곳은 군에서 지원해 주는 난방비를 줄여 빠듯하게 식재료비로 쓰고 부족한 것은 서로 희사해 해결한다. 겨울철에는 김장도 다 같이 모여 담그는 등 가족 같은 협동심을 보이고 있다.

경로당이 설립될 당시부터 회장직을 맡아 마을과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는 이천수(72) 회장은 “워낙 시골 외지라 버스편이 없어 불편하다”며 “여느 시골처럼 나이가 많은 노인이 많아 병원에 갈 일이 잦은데 읍내라도 가려면 택시비 등의 경비로 자식들이 준 용돈이나 힘들게 농사로 번 돈을 다 쓰고 있다”고 마을형편을 전했다. 대부분 벼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이곳 어르신들은 “올해는 나락값이 워낙 떨어져 속상한디 내년에는 꼭 올라서 자식들 용돈도 좀 주고 우리도 보람 좀 느꼈으면 좋겠어”라고 전했다.

또 “마을 방송시스템이 노후돼 마을주민들이 잘 듣지 못하는 일이 많아 개선이 시급혀. 글고 지금 운동기구가 고장나서 그런디 이왕에 고치는 김에 다양한 운동기구도 있었으면 좋겠어”라며 “더 바라는게 있다면 빨리 마을에 교통편이 생겨서 우리도 택시 안 부르고 좀 편히 나갔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랄게 없겠어”라고 어르신들은 입을 모았다.

한달에 2번 회의를 열며 마을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이곳 경로당 어르신들은 “다들 어려운건 마찬가지지만 살만혀. 나이가 들어 농사짓는게 힘들지만 아들딸 자식들 떼어주고 우리들 먹고 돈은 안되도 그게 다 사람 사는 재미지. 또 우리 마을은 오지에 있어 그런지 협동심이 남달러. 모두들 잘 따라주고 서로 다 알아서 하지. 다 가족 같단게 그려”라는 마을자랑을 들으며 덩달아 웃음이 지어졌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오듯 다시금 어르신들의 활동시기가 와 환한 웃음소리와 함께 일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그리며 얼마남지 않은 올 한해도 무탈하길 기원하며 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