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에 빠진 자주국방
총체적 난국에 빠진 자주국방
  • 영광21
  • 승인 2010.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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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달리 군 관련 사고가 잇따라 많이 나고 있어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육·해·공군을 막론하고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서 불안하고 염려스럽다. 군의 기강과 국가의 위신이 땅에 떨어져 국민들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군에서는 전 국민을 의문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천안함사건 외에도 링스헬기 2대가 추락했으며 고속정이 어물 운반선과 부딪혀 침몰했다. 그리고 공군에서는 F5 전투기 3대와 정찰기 1대가 추락했다. 또 육군에서는 설계결함에 의한 장갑차사고와 헬기추락에 이어 훈련중에 고무보트가 뒤집혔다.

연이어 발생한 사고로 많은 장병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국민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일련의 사고에 대한 원인과 대처방안 등을 살펴보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는 사실이다.

육군 고무보트 전복사고 때는 병사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데도 사망과 실종이 4명이나 됐다. 그 결과는 누가 봐도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비켜가기 어려운 사고다. 또 사고가 났을 때 군이 즉각적이고 주도적으로 구조활동을 하지 못하고 왜 민간 119구조대에 크게 의존했는지도 의구심을 일게 한다. 군이 유사시 구조에 대한 대비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전투기와 정찰기가 연이어 추락한 공군의 경우 사고원인은 대체적으로 노후기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군은 F15K와 같은 첨단기종도 40여대 보유하고 있지만 실전 배치된 상황을 보면 30년 이상된 기종들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노후기종 교체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우선은 보다 철저한 정비와 점검이 있었어야 마땅하다.

특히 해군 고속정이 어물 운반선과 부딪혀 침몰한 사건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G20 정상회의를 대비해 작전중이었던 해군 고속정이 어떻게 어물 운반선을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대처하지도 못했는지 알 길이 없다.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 4월 발생한 해군 링스헬기 추락사고는 정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예이다. 검찰이 수사한 결과를 보면 이 헬기를 정비했던 군납업체들이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마치 수리한 것처럼 비용을 허위로 청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근 군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고들은 전투중에 일어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문제의 심각성은 사고들이 대부분 훈련이나 경계중에 발생한 것들이며 정비불량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데 있다.

틈만 나면 ‘자주국방’을 외치는 대한민국 군대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추락한 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도 높은 훈련과 철저한 경계와 더불어 완벽한 정비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 ‘TV 뉴스속보’에서는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다고 보도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 부디 우리 군에 뭔가 틈이 보여 자꾸 건드리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만일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우세한 화력만이 아니라는 점을 군 통수권자와 군 수뇌부는 화두로 삼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