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홍 / 전 해룡학원 이사장

80세를 바라보는 노년임에도 건강한 눈빛을 읽을 수 있는 그는 지역에 사학의 열풍을 일으키며 명문고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해룡고등학교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대대로 원불교를 믿어온 원불교 가정에서 태어난 권 씨는 원광고등학교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을 마치고 원불교 중앙청년회 교역자로 활동하며 지역을 순례하던중 영광을 방문한
권 씨는 원불교 발상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이 원불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오히려 원성이 높아 원불교가 창시된 지역에 대해 기여할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런 그의 고민의 해답은 낙후된 지역교육발전을 위한 길이었고 1964년 원불교고등공민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며 영광지역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권 씨는 1970년 독지가의 도움과 사재를 털어 부지를 구입, 학교법인 해룡학원을 설립하고 그 이듬해 해룡중을 개교해 교장으로 부임했다.
사학에 대한 불신과 공립학교와의 비교에 따른 무수한 수모와 봉변이 따르는 가운데서도 권 씨는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과 한마음이 돼 학력신장에 매진한 끝에 전남에서 실시한 학력경시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지역주민들의 인식은 조금씩 변화됐고 학생들을 점차적으로 보내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힘을 얻은 권 씨는 1974년 해룡고등학교를 설립, 교장으로 부임한다.
초창기 학생들을 모집하는 과정속에 숱한 고전을 겪었고 생활지도와 학력신장에 따른 어려움을 수없이 감내해야 했다. 이런 상황속에도 권 씨는 학생들의 가능성을 보았고 그의 믿음은 학생들을 점차 변화시켜갔다.
권 씨는 “학생들의 바른 마음을 키워가기 위해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몇년간 운영한 무인판매점은 초기에는 절반 이상 물건이 없어졌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양심은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인성과 학력지도는 수레의 양바퀴와 같아 어느 한쪽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기다림이 참 인재를 양성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믿음을 바탕으로 한 인내는 학생들의 대학진학이라는 결실을 맺게 했고 오늘의 해룡고를 우뚝서게 한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해룡학원 이사장을 지내다 지난해 6월 퇴임한 권 씨는 한국사학 중등법인협의회 전라남도 회장, 중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사학의 대부로 여전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