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시대의 생존 방정식
무한경쟁시대의 생존 방정식
  • 영광21
  • 승인 2011.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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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부자들은 대개 자신들의 나라가 부유하지 못한 것은 그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주장한다.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 게으르고, 무식하고, 수동적인 타성에 젖어 있어서 자기 나라가 가난에 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독일 사람들처럼 약속을 잘 지키고 일본 사람들이 하듯이 열심히 일하며 미국 사람들과 같이 창의적이기만 했어도 나라 전체의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계산을 한다면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에 의해 그 나라의 평균 국민소득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얼핏 듣기에는 맞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가난한 나라의 소위 부자라 일컫는 부류들은 자신들이야말로 나라를 곤경에 빠지게 해서 그렇지 않아도 빈곤한 나라를 더욱 궁핍하게 한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빈민층이 많은 나라가 된 것은 부자들의 책임이 훨씬 크다는 말이다. 삶이 힘겨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부자나라의 동일 직종 종사자들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을 정도의 기술수준을 갖추고 있으나 임금은 턱없이 낮다.

선진국의 부자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동안 후진국의 부자들은 노동력 착취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일을 직시하면서 따져보면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 하는 불평은 천부당만부당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나라 전체의 경제수준을 끌어내린다고 투정하기 전에 왜 선진국의 부자들처럼 나라경제를 끌어올리지 못했는가를 반성해야 한다.

대체로 인간의 이기심은 본성중의 하나이지만 유일한 본성은 아니다. 또 많은 경우 인간행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도 아니다. 사실 세상이 경제학 교과서에서 묘사하듯 이기심 가득한 사람들로만 이뤄졌다면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남을 속이고, 나를 속이고, 나를 속인 사람을 찾아내고, 잡은 사람을 벌주는 일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테니 말이다.

세상이 지금처럼 돌아가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이 믿듯이 전적으로 이기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존재라는 것을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들을 모두 활용해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배운 사람이 더 많으면 나라가 더 부자가 될 것’이라는 말은 일면 당연한 것 같아서 귀를 솔깃하게 하지만 이 논리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다. 그 까닭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교육이 우리가 믿는 것처럼 경제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교육 그 자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데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창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있다.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교육을 확장하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과도한 열의는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생산적인 기업을 지원할 제도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도록 세심한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신중을 기해 구체적이면서도 절묘한 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무한경쟁시대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