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백만명인데 체감 만족도는 추락
공무원은 백만명인데 체감 만족도는 추락
  • 영광21
  • 승인 2011.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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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지난해 말 기준으로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공무원 수가 98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국민 50명중에 한 명은 공무원이라는 말이다. 또 늘어난 수치는 5년만에 7만명 정도라고 발표했다.

게다가 정부가 계획한 대로 소방·복지분야 공무원이 증원된다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공무원 100만명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또 신도시 건설 등으로 교육, 방범, 소방, 복지 등 행정수요가 급증했고 육아휴직에 의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채용한 계약직 공무원도 지난해에는 4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정년연장으로 퇴직공무원의 수는 전에 비하면 상당히 줄었다.

증원의 불가피한 사유를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집권초기에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했던 현 정부의 기조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작은 정부가 단순히 공무원 조직규모 축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식의 궤변과 변명 따위나 늘어놓는 정부의 안이한 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직업공무원제도 아래서 법으로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은 일단 들어오면 퇴출이 어렵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공무원이 늘어나면 정부조직이 커져서 재정지출이 늘어나게 되고 늘어난 공무원들은 할 일을 찾고자 규제를 늘리게 된다.

과도한 규제는 민간경제 위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돼 악순환의 사슬에 묶이게 된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사회생태학자인 노스코트 파킨슨(Northcote Parkinson)이 ‘런던 이코노미스트’지에 발표한 이른 바 <파킨슨의 법칙>에 의하면 ‘공무원의 수는 해야 할 일의 경중이나 일의 유무에 관계없이 상급 공무원으로 출세하기 위해 부하의 수를 일정한 비율로 늘린다’고 일갈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그의 글에 의하면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핵심 요인으로 두가지를 꼽았다. 첫째, 관리직의 공무원은 부하직원을 늘리려 하는 반면에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점(부하 배증의 법칙)을 꼽았다. 즉 스스로 격무에 시달린다고 생각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일을 그만두거나 동료를 늘리기보다는 업무보조를 위해 부하직원을 늘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하직원을 두면 본인의 지위가 보다 확고해질 뿐만 아니라 업무를 나눠 여러 부하직원에게 분담시킴으로써 전체 업무를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이로운 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하직원 역시 자신의 부하직원을 두려고 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처음의 공무원은 승진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한 사람이 하던 일을 여럿이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둘째 요인으로는 공무원은 서로를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업무 배증의 법칙)이다.

처음 한 사람이 업무를 수행할 때나 비대해진 조직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나 실제 업무는 같은 결과를 낳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업무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지시, 감독, 보고, 승인 등의 부수적인 업무가 늘어나 업무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 대비해보면 틀림없는 법칙이란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공무원 증원 억제는 정치적 해결보다 전문가인 공무원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장기적 인적자원관리계획을 보다 합리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행정 수요에는 공무원을 늘려야 하지만 행정수요가 줄어드는 분야는 과감히 줄이거나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찾는 게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