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대처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때
슬기로운 대처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때
  • 영광21
  • 승인 2011.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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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또 다시 충격과 공포에 빠져 휘청대고 있다.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불안감에 지난주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식시장이 동반 폭락했다. 거기에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까지 한단계 내려가는 초유의 사태까지 생겼다.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도 이제는 더 이상 완벽하게 믿을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2008년에 이어 3년만에 다시 찾아온 세계경제 위기의 근본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바로 빚 때문이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2008년에는 은행들의 빚 때문이었고 이번에는 정부의 빚 때문에 위기를 맞은 것이다.

3년 전의 금융위기 당시 각국 정부는 은행들을 살리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대량으로 돈을 뿌렸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미국 정부의 빚은 GDP(국내 총생산) 대비 100%를 넘어섰다. 유럽의 그리스에 이어 빨간 불이 켜진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정부 빚 때문에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부채라는 깊은 구렁텅이에 빠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마땅한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불안을 잠재우고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돈을 풀어야 하는데 풀어야 할 돈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중국은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거기에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국제사회의 공조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에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급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는 당분간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우리 주식시장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기인된 것이다.

외국인들은 나흘 동안 2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았다. 이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서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그만큼 더 힘이 들고 감당하기에 벅찰 수밖에 없다.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에 큰 홍역을 치른 것도 달러가 부족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가장 먼저 외환 관리와 환율 움직임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위기로 성장과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위기로 힘을 잃게 될 달러 이후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그만큼 세계 경제의 앞날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뜻의 다른 표현이다.

확실한 것은 세계 경제가 활기를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점이다. 빚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치러야 할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돈을 빌려준 나라와 돈을 빌린 나라의 셈법이 각자 달라 부득이한 마찰음이 생길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3차로 돈을 풀게 되면 환율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진단까지 내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금융위기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진행형이라는 뜻이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의 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올 것이다. 우리는 모두의 지혜를 총동원해 국제적인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는 성장했다는데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져서 민심이 흉흉한데 세계 경제조차 위기에 봉착했으니 솔로몬의 지혜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와 각료 그리고 국회와 금융권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어 제치고 국가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해야만 한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라는 의미는 아무 짝에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이 위기를 무난히 돌파하기를 소망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