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지난 7월24일 수영의 박태환 선수가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의 자유형 400m에서 예선 7위로 결선에 올랐으나 탁월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국민들의 품에 안겨줬다. 아직 약관의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돼 환호성을 질렀다.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든 메달을 따지 못하든 경제적으로는 1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인지 찬찬히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과 행정가들처럼 자신들의 결정이 일반인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 이 문제를 양심에 견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단 한푼도 도움이 되지 않는 스포츠에 기쁨을 느끼고 안타까워하는지 재삼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물질적인 풍요를 최우선으로 삼는 자본주의사회, 굳이 따지자면 경제학자들이 얘기하는 신자본주의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이 하나도 없는 일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동지적인 연대감을 갖고 한마음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들이 단지 물질만으로 사는게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사람이 살자면 물질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람은 물질만으로는 살 수 없다. 정신적인 양식도 우리의 삶에 아주 필요한 요소라는 말이다.
물질만이 중요하다면 무엇 때문에 명절 때 그 고생을 하면서 고향을 찾는지 그 까닭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정신과 물질의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는 결과에 도달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런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현대의학은 규정하고 있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몸과 마음에 좋은 물질이 분비되어 삶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때문인 것이다.
피겨 스케이팅으로 ‘국민 여동생’이 된 김연아 선수나 수영으로 ‘국민 남동생’의 반열에 오른 박태환 선수나 축구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박지성 선수 그리고 골프로 세계를 평정한 박세리와 최경주 등등 많은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은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단 한 푼도 돌아오지 않는 스포츠를 보면서 때로는 못내 안타까움을 느끼고, 때로는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국민들은 그들에게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답은 페어플레이와 꾸준한 노력이다.
자신들이 속한 종목에서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감동하고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거기에 반해 여차하면 상대방을 헐뜯기에 바쁜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짜증 섞인 스트레스만 주고 있다. 상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총동원하는 정치인과 행정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스포츠에서 보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아픔이고 슬픔이다.
운동선수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무엇 때문에 정치인과 행정가들은 주지 못하는 것일까? 답은 뻔하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우선 챙기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선거철이 되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정치인과 행정가들은 국민에게 무한한 엔돌핀을 선사할 의무가 있다. 왜? 그들의 결정에 의해 우리의 삶이 좌지우지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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