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0억명의 시대가 전하는 메시지
인구 70억명의 시대가 전하는 메시지
  • 영광21
  • 승인 2011.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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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지난달 31일에 UN은 세계 인구가 70억명을 넘어섰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1999년에 60억명을 기록했으니 11년 만에 무려 10억명이 늘어난 셈이다. 10억명이라면 우리나라 인구의 20배가 넘는 숫자다. 또 UN은 앞으로 세계 인구의 증가에 대해서 약 40년 후인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가 100억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에 비해 약 30억 명이 증가한다는 말이다.

이런 인구 증가는 인류에게 반가울 수만 없다. 그 이유는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먹을거리가 필요한데 세계적으로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본적인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통해 세계 식량공급은 지속적인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했다. 한쪽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영양부족으로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UN의 통계에 따르면 만성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10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 인구가 100억명에 다다르는 2050년에는 인간을 먹이기 위해서는 세계의 식량생산이 지금보다 약 70% 이상 증가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인류는 농업생산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식량부족문제에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처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 이상 기후의 빈발과 그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은 이와 같은 낙관적 전망에 우려를 낳게 한다.

근자에 와서는 국제곡물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해 요동치고 있으며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부족으로 곡물 생산성은 제자리에 머문지가 오래됐다. 이제 식량이 무기가 되는 것은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는 계속 늘어가고 있으니 걱정을 아니 할 수 없다.

또 물 부족 문제도 심각한 상태에 도달했다. OECD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약 10억명의 인구가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매년 약 5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그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인구가 100억명이 되는 2050년이 되면 물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곤란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제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군사력이 아니다. 오히려 기후변화나 인구증가와 물 부족 등과 같이 자연이 제공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해서 사용한 결과가 부메랑이 돼 인류 생존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됐다. 이 모두는 우리들 인간이 자초한 결과다.

이제는 우리도 전 지구적 문제에 눈을 돌려 새롭게 등장한 물 전쟁, 식량 전쟁, 에너지 전쟁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국가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왔다. 자칫 안일하게 생각하다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한 서구식 사고가 지금의 결과를 낳은 것이다. 특히 미국식 생활양식인 ‘소비가 미덕’이던 시대는 이미 물 건너갔다. 많이 만들고 많이 쓰는 식의 생활은 더 이상 재고의 가치도 없다.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효율을 높이고 아껴 쓰는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는 동양적 사고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자연은 단순히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도 자연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자원은 한정됐는데 무작정 개발에만 몰두하는 인간에게 자연은 이미 복수를 시작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