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해법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해법
  • 영광21
  • 승인 2012.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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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만 있다. 지난달 석유와 관련된 제품들의 값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의 두배반을 훨씬 웃돌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의 물가상승을 기름값이 쥐락펴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류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유가가 오르면 값이 뛸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 기름값만 더 오른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고유가 대책도 그런 문제를 푸는 쪽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는 엉뚱한 방향을 향해 달음박질을 한 꼴이다.

국내유가는 국제유가 외에도 환율이나 세금, 유통구조 등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환율의 경우 최근 비교적 안정돼 있는 만큼 최근 유가상승의 원인은 아니다. 그렇다면 국제유가 상승분을 뺀 유가상승의 원인은 세금과 유통구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국내 휘발유값 상승률은 1.7%에 이른다. 일본의 0.2%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치이다. 최근 일본 엔화의 약세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는 우리나라의 유류제도와 유통구조에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먼저 유류세 제도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가격에 일정비율로 세금을 물리는 정률제이다. 이 때문에 값이 오르면 덩달아 세금도 더 붙게 돼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가격에 관계없이 일정액의 세금만 부과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유통구조는 어떠한가? 4개 정유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 구조이다. 8개 정유사에 도매업체까지 경쟁하는 일본과 비교하면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유류업계가 그만큼 더 많은 유통마진을 챙긴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요즘 같이 경기가 나쁘면 국제유가는 내려가야 정상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 미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 문제가 되고 있다. 공급 불안 요인에 투기적 가수요까지 가세해 유가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장 환율을 낮
춰 유가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것도 여의치 않다.

남은 방안은 유류세를 내리고 유통 마진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이번 기회에 유류제도와 유통구조 개선까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하겠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이 그렇게 하려는 노력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없는 사람들은 더 고통을 받든지 말든지 나는 모른다는 식의 노골적인 행위이다.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서민층의 실망과 좌절도 함께 깊어졌다. 국책사업과 주요정책을 둘러싼 혼선과 갈등에 더해 대통령의 거짓말과 측근의 비리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와 국민들은 그야말로 울화통이 터진다. 잘한 것보다 잘못된 것들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을 보는 국민의 심정은 갈기갈기 찢어진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 한마디에 솔깃해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허탈하고 힘이 쑥 빠진다. 그 공허감을 어떻게 채우란 말인가? 총선에 임하는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에 해당한다.

국민의 믿음은 정치인들의 솔선수범에서 생겨난다. 정치인들이 법의 예외와 특권을 배척하는 원칙을 지키면 국민들은 저절로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