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진 / 영광군농민회 초대회장
‘농민총회와 출하거부운동으로 전농민을 조직해 진보적 정권교체 이룩하고 국가수매제 쟁취하자!’지난 2월21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영광군농민회 14기 1차년도 출범 결의문중 일부다.
전국 시군에는 농민회가 구성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농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민의 노후생활과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 등을 펼치고 있다.
영광군농민회도 지난 1990년 8월 창립해 농축산물 수입개방을 막아내고 식량자급형 농업을 이룩하며 농축산물 가격을 보장하고 소득보장형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군서면 가사1구에 살고 있은 정은진(64)씨.
정 씨는 영광군농민회 준비위원장을 거쳐 1990~1991년초대회장까지 2년여 기간 동안 활동한 장본인으로 농민회 활동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농촌에서 제법 알아주는 부잣집 4형제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 씨는 어머니가 일찍이 사망하
고 아버지 또한 그가 19세 되던 해 세상을 떠나 광주에서 공고를 졸업했지만 집안을 이끌기 위해 농촌에 정착했다.
이렇게 농촌의 젊은 인력으로 농토를 일구며 생활하던 정 씨는 군서면청년회장을 시작으로 지역사회 단체활동을 시작해 30대 초반 이장을 맡아 마을을 이끌었고 새마을지도자, 영광군농민회 군서면지회장 등을 맡아 지역의 역군으로 활동했다.
이런 활동이 모태가 돼 초대 영광군농민회장까지 역임하게 된 정 씨는 “초창기 농민회를 구성하며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농민들을 모으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역농민들의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한다는 보람이 컸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는 또 “정치적인 탄압이 심하던 시절 UR협상거부 농어촌발전종합대책 분쇄 및 쌀값 제값받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하는 등 농업현안과 관련된 규탄대회에 참석해 수차례 최루탄 공격을 당하는 등 고생도 많았다”며 “회원들과 연대단체들의 불법연행 등 활동에 어려움이 무척 많은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농민회 활동을 하며 지역농업의 위상확립을 위해 전력을 다했던 정 씨는 영광군농민회 활동을 마지막으로 사회단체 활동을 접고 농업에 전념했으며 2,000여평 10연동의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일찍이 사회단체 활동을 펼치다 보니 가정과 자녀들에게 소홀해 모든 활동을 접고 은둔하다시피 생활을 했다”는 정 씨는 “이제는 1남2녀의 자녀 모두 결혼시키고 살림도 어느 정도 안정이 돼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환불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정 씨는 현재 군서면새마을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얼마전부터는 30년전에 맡았던 마을이장을 다시 맡아 마을을 정성껏 섬기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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