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원전 정말 안전한가 국내원전 비리문제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 끝없이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져 나오는 원전사태가 가관이 아니다.
원전부품의 국외 품질보증서 위조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 제작사가 원전부품을 제작납품하는 과정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품질보증서 위조사건이 ‘정식절차를 거치지 않고 품질보증서를 위조한 제품이지만 제품은 정품과 동일하다’는 한수원의 주장을 신뢰하더라도 이번에는 시험성적서 자체를 위조한 ‘하자’ 제품이 최고의 안전성을 추구하는 원전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품질보증서 위조부품이 스위치 등과 같은 안전성과는 전혀 별개의 품목이었다면 이번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품은 안전등급 설비에 설치된 부품까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중대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다.
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지난 11월8일부터 운영중인 품질검증서 위조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과정에서 기존에 발표한 품질검증서 위조사안과는 별개로 국내 2개의 제작사가 원전부품을 제작·납품하는 과정에서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을 ‘새롭게’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2개 회사는 최근 5년 동안 180개 품목, 1,555개 부품을 국내에서 제작·납품하면서 비파괴검사 등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개 회사는 감사원이 지난 4월2일부터 6월26일까지 한수원(주),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핵심기반시설 위기관리실태> 감사에서 표본조사를 통해 최근 2년 동안 138개 품목, 966개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가운데 안전등급 설비에 설치된 것은 8개 품목, 17개의 부품(임펠러, 밸브, 웨어링 등)으로 영광 1·2·3·4호기(14개 부품), 고리 2호기(3개 부품)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비안전등급 설비에 일부 설치됐거나 재고품으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안위는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토대로 이번에 새롭게 추가확인된 부품을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검증품으로 교체하도록 한수원에 조치하고, 최근 10년간 국내제작사가 납품한 안전등급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여부에 대한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문제 외에도 현재 영광원전 내부적으로는 원전사태로 인한 근무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최근 잇따른 정비 및 교체작업 등으로 극심한 노동강도와 스트레스로 근무자들이 쓰러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정부 들어 공기업의 일률적인 인원감축이라는 1차 요인과 신규원전 건설에 따른 파견 등으로 기존 현장의 인력부족이라는 2차 요인이 맞물린 가운데 2차 요인에 맞는 인력정원도 심한 경우 40% 가까이 부족한 현장부서도 있다는 전언이다.
결국 현장인력의 절대부족이라는 여건에서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고장이 맞물려 폭발성 강한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원전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허광욱 기자 hkw8993@yg21.co.kr
위조 품질보증서 이어 하자 제품 … 현장 ‘맨붕’ 고강도 작업에 인력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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