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굴비 끝없는 추락, 누구 탓?
매번 반복되는 짝퉁굴비 문제인가, 아니면 악의적 방송인가. 배경이 어찌됐던 결과적으로 영광굴비의 신인도가 추락하는 사고가 터졌다.
지난 8일 설 명절을 앞두고 종합편성방송인 채널A의 <이영돈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중국산 참조기가 영광굴비로 둔갑한다는 방송이 보도돼 소비자들과 굴비상인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은 2주 잠복한 끝에 중국산 참조기를 영광굴비로 둔갑시켜 유통시키는 현장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또 목포해양경찰서는 8일 중국산 냉동조기를 영광굴비로 둔갑해 유통시킨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A(3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중국산 냉동조기 2,700㎏을 국산 영광굴비로 속여 유통해 1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명절을 앞두고 구매주문이 한창이던 1월25일 해경에 적발됐다. 다행히 사건은 택배업무가 마무리된 8일에서야 공개됐다.
설 명절 특수를 맞은 영광굴비특품사업단 회원 등 굴비업체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비상이 걸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계속된 불황에 판매량이 예년보다 절반정도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성면 굴비상가와 사회단체협의회 100여명이 원산지 허위표시에 대한 자성과 채널A의 악의적 보도로 인한 이미지 추락의 대책마련을 위해 20일 영광굴비특품사업단 회의실에서 난장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난장토론에 앞서 영광굴비특품사업단 강행원 단장은 <먹거리 X파일>을 참석자들에게 보여주며 악의적으로 편집해 영광굴비의 이미지를 추락시켰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강 단장은 “화면에서는 법성을 보여주며 영광이 아닌 다른 지역 업자와 인터뷰하고 마치 영광상인이 인터뷰한 것처럼 편집했다”고 지적했다.
또 프로그램에서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업자로 소개된 한 상인도 “중국산 조기라는 것을 반드시 밝혔고 그쪽에서 먼저 마트에 납품한다며 중국산 조기를 국산으로 표기해 달라고 했는데 이 같은 사실은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고 마치 항상 원산지를 허위표시해 판매하는 것으로 보도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토론회에서는 상인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상인들은 중국산 조기는 중국산으로 표기하도록 공론화하자는데 공감했다.
그리고 영광굴비특품사업단에서 자체감시단을 만들어 원산지 허위표시로 영광굴비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경우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이전에도 있었지만 위반시 법적제재를 가할 근거가 없어 말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위반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자기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회의결과 상인들은 정확한 원산지표시를 다시 한번 결의하고 영광굴비특품사업단은 자체적으로 감시단을 운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경기불황에 대외 악재까지 겹친 상황을 굴비업체들이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