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원전 2호기 부실정비 의혹 파문
한빛2호기 증기발생기 내부 결함에 대한 정비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내부고발에 의한 제보가 나와 큰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한빛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는 지난 2월 한빛2호기 제20차 계획예방정비기간중 증기발생기 배수관 주변의 결함 정비작업에 참여했다는 A씨로부터 용접 재질의 선택과 무자격자 용접 등 안전상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만한 부실한 정비를 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A씨가 27일 감시기구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당초 결함부위에 대해 인코넬 690 용접재를 사용해 정비하기로 했으나 정비작업 진행중 결함의 계속적 발생으로 결함부위가 제거되지 않자 정비를 맡은 시행사와 한수원 현장책임자들이 비상회의를 통해 안전성 확보는 뒤로 한 채 인코넬 600으로 용접을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용접부의 용접재로 인코넬 600을 사용했으나 용접부의 냉각수 응력 부식 균열의 영향에 의한 균열이 발생돼 붕산수가 유출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개선해 소재의 내구성이 향상된 인코넬 690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얼마전 한빛3호기 원자로 헤드 보수정비작업에도 인코넬 690을 용접재로 사용해 정비한 바 있다.
또 A씨는 정비작업중 작업자가 자신의 안전과 직결된 피폭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임의작업을 해야 하는 특성상 이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지시했으며 자격이 없는 용접사가 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작업후에는 전신체내오염검사기 검사는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대체해 검사를 받게 하는 등의 압력을 행사하는 편법을 썼다는 충격적인 주장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수원측은 “보수작업을 하는 동안 감독관이 수시로 현장을 출입하는 등 보안상의 이유로 부실정비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전반적인 보수작업의 적절성과 건전성 등을 감독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 정기검사보고서에도 정비작업에 대한 문제점 및 시정조치사항에 ‘없음’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진실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A씨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안전성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정비사와 현장책임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물론 검사기관의 부실한 검사에 대한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A씨가 첨부한 계획예방정비 전후 사진과 정비작업 일련을 서술한 내용으로 봤을 때 그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주장내용의 사실일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한빛원전 2호기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일 경우 한 달여 동안 가동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는 28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한수원 등 관계부처와 기관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