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예술은 탕평책, 공명정대하고 조화롭게
인사의 예술은 탕평책, 공명정대하고 조화롭게
  • 영광21
  • 승인 2014.07.17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금 영광군청에서는 …

영광군이 지난 9일 단행한 인사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준성 군수 취임후 첫 번째 인사로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인사개입, 보복성 인사, 1년 미만 근무자 상당수에 대한 전보인사 등을 놓고 영광군공무원노동조합 누리집을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되는 한편 논란도 거세다.

이번 인사로 악화된 여론이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15일 영광군청 담당부서에서는 이례적으로 “인사시급성으로 업무파악과 진단이 일부 미흡한 점도 있다”며 “민선6기 인사정책방향을 정리해 앞으로는 공정성과 직원능력, 형평성을 반영하는 등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하겠다”고 사실상 이번 인사단행의 잘못을 시인하는 글을 공노조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14일 오후 공노조 자유게시판에 <읍면직원>이라는 닉네임으로 이번 인사논란과 관련한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끈다. 본지에서는 <진정한 겸손과 양보의 미덕을 아는 인물>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글을 발췌해 싣는다.
/ 편집자 주


고구려는 계루부, 연나부, 소노부, 관나부, 환나부 등 다섯 부족으로 구성돼 있던 나라다. 9대 고국천왕은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최근 나라의 기강이 어지러워져 돈으로 벼슬자리를 거래해 능력있고 훌륭한 사람이 벼슬하지 못하고 아부하고 능력없는 자가 벼슬해 그로 인한 피해가 백성들은 물론 왕인 나에게도 미치고 있다. 이는 내가 정치를 잘못한 것이다. 이제 너희 신하들은 왕실인 계루부를 제외한 4부로 하여금 현명한 사람을 천거해라.”

4부에서는 대단한 능력과 함께 진정한 겸손과 양보의 미덕을 아는 인물인 안유를 추천했다. 그러나 안유는 “저는 어리석고 속도 좁은 사람으로 나라의 큰일을 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 사양하며 의지가 굳고 의젓하며 지혜가 깊은 농부인 을파소를 등용하시라”고 벼슬자리를 양보했다.
진정으로 남의 장점을 알아주고 그가 나보다 뛰어남을 알 때, 그에게 양보할 줄 아는 지혜는 결코 아무에게나 볼 수 없는 귀중한 덕목이다.

을파소는 왕의 뜻을 받들어 특정집단의 권력독점을 막고 부정하게 돈으로 관직을 사고파는 일 등을 금지시켰으며 능력있는 자를 뽑아서 제대로 일을 하도록 만들어 정치를 바로 잡았다.
그동안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자치단체장 인사의 특징은 낙하산인사, 코드인사, 논공행상식 인사, 사감이 밴 보복성 인사로 점철돼 왔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가 잘돼야 구성원의 사기가 올라가고 제 기능을 다하게 된다. 우물안 사고식 인사, 좁쌀인사에서 벗어나 옥석을 가리는 합리적인 인사, 무난한 인사가 돼야 한다.

동서고금 막론한 ‘인사는 만사’
인사의 예술은 바로 탕평책으로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명정대하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군정운영과 군정책 실천을 위한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인사를 말한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대 탕평인사로 좋은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인사는 오우가五友歌정신으로 해야 한다.

바위처럼 외풍을 막아낼 사람, 대나무처럼 소신있는 사람, 달처럼 냉철한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 물처럼 소통해 조직을 장악할 사람, 소나무처럼 청렴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 오우가 정신에 해당된다.
민선6기 인사만은 제발 내편만을 기용하는 편당인사가 아닌 탕평인사가 되기를 바라면서 각종 이권이나 특혜 연루자, 급식비로 부당하게 점심을 먹는자, 부정과 비리의 전력자, 사생활문란자, 복지부동자, 안일무사자, 업무 핑퐁자, 민원인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자들에게 대해서는 절대 승진시키면 안되는 인사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역사상 성공한 지도자들을 보면 모두가 자기보다 출중한 사람들을 골라서 기용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자기와 대권경쟁을 했던 맹장들을 모두 장관으로 기용한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중 하나다. 그래서 그를 가장 존경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경쟁자 힐러리를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유능한 인재의 재능 썩게말라
경쟁자를 지지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그런 사람들을 내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음해라고 생각하며 능력있는 사람은 기용을 해야 한다.
무사안일, 복지부동, 패거리 의식에 의해 유능한 인재의 재능까지 썩게 만드는 구조를 가진 조직이라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지난 9일자 인사발령 이후 지금까지 노조 홈피에 인사 불만에 대한 많은 글들이 올라온 것을 봤다. 나도 공직생활을 하지만 스스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공무원으로서 선거 중립의무를 잘 지켰는지, 맡은 업무에 대해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해 깔끔하게 처리했는지, 복잡하고 힘든 업무 또는 민원업무를 핑퐁하지 않았는지, 민원인을 내 부모와 친척을 대하듯 1회 방문 처리를 잘 했는지, 주위에 인사청탁을 하지는 않았는지, 사심을 담아 일처리를 하지 않았는지, 업무는 뒷전이고 입신영달을 위해 아부하고 동료직원을 음해하지 않았는지,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일처리를 했는지, 내 업무처리 미숙으로 동료직원들이 피해를 보지는 않았는지, 모든 민원을 혈연, 지연, 학연을 구분하지 않고 공평하게 처리했는지….

나 스스로도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려본다.
‘때를 만나지 못하면 숨고 때를 만나면 나아가 벼슬하는 것은 배운자의 일이다’는 말이 있다.
이제 그만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을 여기에서 중단했으면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그만한 능력이 돼 희망하는 자리에 가서 획기적으로 군정발전에 크게 기여할 준비가 돼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 봤으면 한다.

이번 인사에서 소외된 심정이 어떻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더이상 이전투구식 글을 인터넷에 올리지 말고 진짜로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하고 일을 했으면 항상 개방돼 있는 군수실을 찾아가 “군수님, 제가 여차여차 해서 지금까지 이러이러한 일들을 열심히 했으니 oo부서에 가서 군정발전과 경제살리기를 위해 어떠어떠한 일을 열심히 해보겠노라”고 자신있고 당당하게 말하는 영광군 공무원이기를 바란다.

군정발전에 기여할 준비돼 있는가
그리고 군수께서 심사숙고 판단해 주리라 믿고 기다렸으면 한다. 때가 되면 능력에 따라 승진하게 돼 있는데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앞서 나가려는 욕심과 혹 내가 뒤쳐져 손해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모든 것이 넓게 보이고 속이 편하다는 생각이 들며 ‘남은 공직생활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어떻게 봉사해야 지역주민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 하는 그 고민에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김준성 군수께서도 직무인수위원회 군정정책 제안사항을 참고해 오우가 정신으로 ‘인사를 잘하는 군수’란 이름으로 공직자는 물론 영광군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글쓴이 : 읍면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