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고질병인가 불치병인가
안전불감증 고질병인가 불치병인가
  • 영광21
  • 승인 2014.09.25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빛원전 “안전에는 문제없다” 지역주민 “기본적인 태도가 문제” 비판

 ■ 원전 방사성 기체폐기물 배출 ‘논란’

 

 최근 수십년간 원자로용기의 용접부에 대해 엉터리 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던 한빛원전이 이번에는 방사성 기체 폐기물 배출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핵심은 한빛원전이 한빛6호기에서 나오는 기체폐기물에 대한 방사능 농도 분석이 잘못됐음에도 이를 그대로 방출했다는 점이다.

한빛원전은 지난 8월2일 한빛6호기 격납건물의 기체 폐기물을 배출하기 전 기체의 방사성 물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Ar-41이라는 핵종의 ‘미검출’ 분석에도 배출을 승인했다. 정상적인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해당 핵종이 검출돼야 하지만 ‘미검출’ 평가를 했음에도 배출을 승인한 것이다.
격납건물에서 배출되는 기체 폐기물에는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음에도 평소와 다른 분석결과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배출했다.

이에 대해 한빛원전측은 “당시 최소검출방사능 미만으로 분석돼 ‘미검출’로 평가됐던 것으로 기체 배출중에 방사선감시기에 의해 연속 감시되고 설정치를 초과할 경우 배출은 자동으로 차단되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당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분석결과를 간과하고 그대로 배출하게 한 한빛원전의 업무태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원전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지적돼 온 한빛원전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발현된 한빛원전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 미비한 업무처리 등에 지역주민들은 비판하고 있다.
영광군의회 원전특별위원회는 24일 한빛원전으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한 군의원은 “항상 이같은 문제를 일으켜 놓고 문제없다, 안전하다고 하는데 우리 지역주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한 주민은 “안전에 문제가 없더라도 원자로 용기 엉터리 검사, 기체 배출 등 일련의 사건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한빛원전의 기본 태도가 문제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안의 경우 18일 인터넷 언론매체인 <뉴스타파>가 처음 보도할 때까지 영광군은 물론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기구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감시위원회의 한계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내부 각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한빛원전감시위원회 회의에서 김준성 군수는 군청 주무부서인 안전경제과와 민간환경·안전감시기구에 “언론보도가 나올 때까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고 질타했다.
한 위원은 “감시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에 위원들조차 잘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빛원전에 대한 권한 등도 모호해 관계 법률을 개정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