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철 / 전 영광읍자율방범대장
그러나 박원철(55) 전영광읍자율방범대장은 후배들의 고생을 보며 마음이 짠하다. 그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 전대장의 젊은시절은 영광읍의 밤거리에서의 고생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박 전대장은 1980년대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뜻을 모아 영광읍에 자율방범대를 조직했다. 당시 자율방범대 조직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2~30대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박 전대장은 “영광읍파출소를 찾아가 파출소장께 자율방범대의 협조를 구해 선·후배 10여명이 방범대를 결성했다”며 “당시에는 많은 지역주민들이 자율방범대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몰랐었는데 지역 치안활동과 함께 축제장 등에서 봉사를 통해 지금은 많이 알려지게 됐다”고 회상한다.
어느 단체나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고생을 많이 하듯박 전대장도 원년 멤버들과 함께 많은 고생을 했다. 영광읍자율방법대장은 물론이고 자율방범대영광군연합회 사무국장, 부대장 등도 오랫동안 맡았던 그에게 자율방범대 활동은 고생이었지만 어느새 추억이 됐다.

영광읍 덕호리에서 백동주유소를 운영하는 박 전대장은 사업이 바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방범대 생활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박 전대장은 “매일 사무실에 나가 대원들 격려도 하고 함께 해야 하는데 내 사업으로 바빠지면서 꾸준히 참여하기 어렵게 되면서 오히려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그만뒀다”며 “지금도 거리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을 보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함께 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항상 여건만 되면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자리한다는 박 전대장. 그는 영광공업고 인근에 자리한 영광읍자율방범대 사무실로 쓰는 조립식 건물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가 활발히 활동하던 시절 어렵게 마련한 부지에 조립식 건물을 세웠는데 지금도 그 곳이 유일한 방범대원들의 쉼터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대장은 “세상에 많은 종류의 봉사가 있지만 기부금이나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보다 우리들의 봉사가 외면을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젊은 사람들이 지역을 위해 밤잠 못자고 봉사하는 것을 지역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어둠을 밝히는 자율방범대원들의 봉사를 기억하는 일, 그것이 안전한 영광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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