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를 애독하시는 독자와 군민여러분 그리고 전국 경향각지에서 땀흘리고 계시는 향우여러분! 양의 해, 을미년 새해,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갑오년을 뒤로 하고 을미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를 맞았지만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를 차마 올리지 못합니다. 다사다난이란 말을 그 어느해보다 실감했던 지난 한해였기 때문입니다.
먹고 살기에 너무나 팍팍한 오늘일지언정 우리 모두의 기억은 2014년 4월16일에 머물러 있어서 입니다.
아직 찾지도 못한 9명의 실종자를 포함해 304명이라는 희생자를 낳은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에게 ‘국가와 정부는 무엇인가’ 반문하게 합니다. 배안에 갇힌 승객들을 단 한명도 살리지 못한 정부가 만에 하나 상상하기도 끔찍한 원전사고에서는 우리 영광군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현정권 들어 한 국가의 수장으로서 사회통합을 수범해야 할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보다는 아군이 아니면 적이라는 인식아래 ‘나를 따르라’는 전제군주적인 행동으로 일관합니다. 또 국가 전반적으로 갈등과 분열을 확산시켜 많은 이들이 개탄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지성의 대명사라고 할 대학교수들이 2014년의 상징어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지록위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겠습니까.
본인뿐만 아니라 2세들도 군대를 안보낸 사람들이 군대 보낸 부모의 마음을 알까요? 낳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아이를 길러보지 않은 사람이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알까요?
어른들은 ‘자고로 그 사람을 알려거든 주변 친구들을 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듯 실상을 보면 딱 맞는 말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사고와 행태의 영향은 비단 특정분야, 특정계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사고와 행동은 곧바로 사회 전반과 국민의 생활방식으로 파급되기에 일반 국민들과 무게가 다릅니다.
그렇게 파급된 악영향은 우리 지역사회도 비켜가지 않고 있습니다. 공존과 공생, 화합보다는 ‘끼리끼리문화’ 속에 자신의 생존을 위해 상대방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행태가 여전합니다.
뿐만 아니라 해가 거듭될수록 수렁에 빠진 지역경제의 역외유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수년전만 해도 ‘그나마 영광군은 나은 편’이라고 위안 삼던 말들도 이제는 무색할 상황입니다. 농어민, 굴비상인, 자영업자 등 하나같이 팍팍한 삶의 연속입니다.
그렇다고 두손 놓고 있기에는 상황이 엄중합니다. 제도와 법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려울 땐 함께 한다’는 것이 해결의 열쇠는 아닐지언정 하나의 희망일 수 있을 것입니다.
본사도 지난 한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 때문입니다. 지역경제 창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농어민 등 대다수 주민들이 물질적, 정서적으로 엄청 힘든 실정이기 때문에 당연지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힘이 돼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창간 12주년 등에 힘이 돼 주신 주주님과 독자, 광고주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본사는 올 한해를 지역사회와 주민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온순한 성격과 따뜻한 마음씨로 평화를 사랑하는 양처럼 고통과 배고픔을 같이 나누는 불편부당한 신문이 될 것입니다.
을미년 새해를 맞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역주민의 동반자로서 웃음을 찾는 2015년이 되도록 본사가 함께 할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 세 환 / 발행인·대표이사
kimsh@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