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과감한 ‘합병’ 결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과감한 ‘합병’ 결단
  • 영광21
  • 승인 2015.08.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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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에서 합병 추진 결의, 농협중앙회 내년초 합병 목표로 경영진단 등 진행

 ■ 군남·염산농협 합병 가시화

군남농협(조합장 정성진)과 염산농협(조합장 강병원)이 각각 이사회를 거쳐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의해 이르면 내년초 통합조합으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은 손실을 안고 있는 군남농협이 염산농협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합병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군남농협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군남농협의 손실액에 대한 무이자 자금지원 등 각종 혜택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돼 염산농협은 합병에 따른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 영광군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군남면이 전국 최초로 찰보리특구로 지정돼 군남농협은 대규모 보리수매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그러나 보리가격 하락, 가공품 판매부진, 판매대금 회수의 어려움 등으로 큰 손실액을 떠안았고 특히나 자본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규모 조합이 단기간에 경영건전성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취임한 군남농협 정성진 조합장의 합병결정에 대해서는 전무 출신 조합장답게 빠른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흡수합병의 방식을 취함으로써 합병이 성사되면 정성진 조합장은 직책을 내려놓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명예보다 조합 회생이라는 대의 앞에 현실적인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농협중앙회 본부는 군남농협이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조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1월부터 농협중앙회는 감사팀, 구조개선팀, 경영진단팀 등 독자적인 인력들을 군남농협에 수차례 파견해 경영건전성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손실은 있지만 꾸준히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조합이라 판단했고 지난 3월 합병권고 유예조치를 내렸다. 합병권고유예는 2 ~ 3년간 조합의 운영을 보고 합병권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남농협은 독자적인 회생을 선택할 경우 수반되는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 끝에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정했다. 농협중앙회 본부의 무이자 자금지원 등은 염산농협의 부담을 줄여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염산농협 관계자는 “군남농협과의 합병이 쌀 시장개방, 쌀 소비저하 등으로 인한 농협의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해 합병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염산농협은 군남농협의 손실액에 가려진 경영건전성에 주목했고 지리적 접근성과 행정구역 교환 등으로 정서적인 동질감이 형성돼 있다는 점을 합병에 있어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경영진단이 종료되면 자산실사, 조합원 투표 등을 거쳐 합병협약을 하고 새로운 통합농협이 탄생할 예정이다.
군남농협의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603억5,000만원이고 현재 조합원 수는 1,144명이다. 염산농협은 지난해 기준 총자산이 745억500만원이고 현재 조합원 수는 1,570명으로 통합농협이 탄생한다면 자산 1,300억여원, 조합원 2,600여명의 규모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영광농협은 총자산이 3,278억4,300만원이고 조합원 수는 4,430명이다.
지난 2005년 홍농농협이 법성농협에 흡수합병된 후 굴비골농협이 탄생해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염산·군남농협이 합병후 영광농업과 조합원 발전에 힘을 보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영선 기자 ygbys@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