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보궐선거를 앞두고 꾼 소박한 꿈
군수 보궐선거를 앞두고 꾼 소박한 꿈
  • 영광21
  • 승인 2008.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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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 박찬석 편집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 강종만 전군수가 완주하지 못하는 바람에 영광군민은 선거를 한번 더 치르는 복 아닌 복(?)을 누리게 되었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역대 영광군수 선거사상 가장 많은 9명의 후보자가 등록하여 지역을 향한 넘치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지만 막상 선거에 임하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여태껏 오순도순 정겹게 모여 살았으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느닷없는 원수로 돌변하는 이른바 선거 돌림병을 숱하게 봐왔던 터라 권리를 한번 더 행사하는 특혜(?)를 누리게 되었는데도 기분은 한없이 착잡하기만 하다.

이번 보궐선거가 입후보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으나 유권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총선으로 인한 갈등이 채 아물지도 않은 시점에 특히 후유증이 유달리 심한 지역선거를 다시 거쳐야 하기에 느끼는 당연한 부담이라고 하겠다.

물론 군수가 없는 동안에도 영광군의 행정은 돌아갔고 군민들은 삶을 영위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가 없는 행정에서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이나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웠다. 유권자에게 선택받은 책임자가 없다보니 책임을 져야 할 사업에는 아예 손조차 대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불이익은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제 6월4일이면 선거를 치러야 하기에 지역은 한시적으로 거센 풍랑에 휩싸일 것이다. 그 풍랑을 줄이는 방법은 정당과 후보자 대신 유권자들이 스스로 선거판의 주인공이 되는 일이다. 급조되어 짜집기가 된 공약이나 평소와는 사뭇 다른 스킨십에 휩쓸리기보다는 검증된 후보를 책임자로 선택하는 현명한 판단을 하여야 한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을 제대로 갖춰야 하고 원하는 세상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지역을 사랑하는 주민이라면 투표에 임하는 자세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치졸한 혈연과 지연이나 학연은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히 버려야 한다. 오로지 보다 나은 삶이 있는 영광의 미래를 생각하는 선택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선택을 위한 전제조건은 높은 투표율이다. 한 사람의 유권자라도 더 선거에 참여하여야만 기대치에 가장 다가선 일꾼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옛말에도 이르기를 ‘천재 한 사람보다는 바보 두 사람이 낫다’고 했다. 그만큼 선거에는 여럿의 지혜가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뜻이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선거 후유증이다. 보다 나은 미래와 삶을 위해서 치르는 선거가 자칫 갈등과 반목이라는 달갑지 않은 결과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면 당분간 당선자측의 웃음과 낙선자 측의 한숨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선거의 속성이 얻음과 잃음을 동시에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당선자는 낙선자를 아우르고 낙선자는 당선자를 축하하는 것으로 선거 후유증을 봉합해야 한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꽃이 꽃답기 위해서는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모쪼록 이번 보궐선거가 제 기능을 발휘해서 ‘뿌리로서 존재하는 주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아름다운 선례로 기억되기를 소박하게 꿈꾸어 본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