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경제는 민생을 위한 수레바퀴
정치와 경제는 민생을 위한 수레바퀴
  • 영광21
  • 승인 2008.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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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설 곳을 잃은 정치권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시늉을 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도부가 새 진용을 갖추고 출범한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하겠다.

한나라당 박희태 새 대표는 화합과 소통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정세균 새 대표는 대안이 되기 위한 변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야 새 지도부가 출범을 하면서 뱉어낸 의욕적인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은 것은 꽉 막힌 정치에 숨통을 터 국민과 소통하면서 힘겨운 민생의 짐을 덜어주고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불신을 씻어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하고 심각한 지경이다. 우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폭발한 민심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하면서 정국은 요동치고 있다. 경제 또한 사상 초유의 고유가와 세계경기의 동반침체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여 있어 성장동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나라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지경인데도 정치권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내놓기는 커녕 민심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들의 손익계산서를 따지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쇠고기 민심의 폭발속에서도 정치권은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했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에서 많은 국민이 실망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고 있다. 이처럼 정치실종에 대한 국민의 꾸짖음이 점차 준엄해지고 있는 시기에 원내 제1당과 제2당의 당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국민의 요구도 정비례해 상승하고 있다.

여야의 새 지도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종된 정치의 복원이다. 촛불과 인터넷이 민의를 대변하는 동안에도 국회는 문을 닫았고 대의 정치기능은 마비됐다.

새 지도부는 하루빨리 민의를 수렴하고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국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의회가 제 몫을 못할 때 정치에 대한 조롱과 불신이 커지는 것을 우리는 지난 몇달간 똑똑히 보았다.

여야사이는 물론이고 의회와 정부사이에 성숙한 대화와 토론의 문화가 정착돼 생산적이고 일하는 정치권의 모습이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여야의 새 지도부는 대선과 총선 그리고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계파적 이해관계를 포용하고 여야와 대정부 관계를 새롭게 설정해 민생을 살피고 국민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성숙하고 폭넓은 정치를 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든 정사를 정치로만 풀려다가 경제를 어렵게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정사를 경제로만 풀려다 어려움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자율을 바탕으로 하면서 효율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정치는 어둠을 밝히는 균형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정치와 경제는 서로 동떨어진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동일한 축을 사용하여 움직이는 수레바퀴와 같은 것이다.

서민들 처지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민생이다. 이념이니 뭐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국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

정치도 마찬가지이고 경제 또한 마찬가지다. 민생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이 민생을 위협해서는 안될 일이다. 모처럼 회개의 기회를 잡은 정치권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