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이상 운동장 농성 일부경기 파행 … 군민들 “이유 어찌됐건 지역이미지 실추” 곤혹
■ 제20회 전남도민 생활체전 성료 그러나…25일부터 27일까지 영광군에서 열린 제20회 도민생활체육대회가 성공적 개최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회기간중 발생한 영광군 축구대표팀 선수단의 경기장 점거사태 등으로 얼룩져 생활체육 관계자들은 물론 군민들 대다수가 자괴감에 빠져 술렁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오전 진행된 영광군과 해남군의 축구 예선경기에서 발생했다. 이 경기에서 영광군은 경기도중 40대 선수를 빼고 30대 선수를 교체투입해 해남을 1대0으로 이겼다. 하지만 경기종료후 해남군이 연령제한이 있는 참가규정에 위배된다며 소청을 제기해 결국 몰수게임패가 선언되고 이에 항의하는 영광군선수단 일행이 여수시와 완도군의 경기가 진행중인 운동장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후 2시간여 동안 경기가 중단돼 경기중이던 완도군 선수들은 장시간 파행으로 치닫고 아무런 조치가 없자 경기를 포기하고 돌아가 버리기도 했다.
전체적 맥락이 이렇게 되자 도민생체 폐회식이 끝나기도 앞서 27일 군민여론은 영광군 선수들을 질타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영광군노조 홈페이지에도 “영광의 이미지를 이미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자기들이 마치 개선장군인양 의기양양하게 지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 “스포츠맨쉽도 모르는 한심한 사람”, “내년 도민체전 개최를 반납해야 된다”는 등 영광군선수단을 질타하는 네티즌들의 여론이 도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각종 축구대회 지역대표로 활약했던 40대의 모 인사는 “운동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불미스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축구는 특히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는 우리 고장에서 외지인들을 초청해 개최한다는 점에서 이유가 어찌됐건 너무나 창피한 일이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고는 사실 참가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영광군선수단은 물론 선수교체를 애초부터 제지하지 못한 경기운영진의 진행미숙에서 단초를 제공했다. 하지만 상황은 도축구연합회 관계자의 말실수와 이에 흥분한 선수들의 경기장 진입, 진행중인 후속경기 중단 및 장시간 농성이라는 사태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당시 경기에 나섰던 선수단 상당수는 “대체적인 줄거리는 맞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원인제공은 경기운영진에 있었다”며 “할 말이 없다”고 억울해 하는 입장이다. 경기 자체로만 보면 영광군선수단의 항변도 일면 설득력을 갖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상당수 군민과 행사준비측 관계자들도 “대회 개최지라는 특성상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선수들을 질타하고 있다. 영광군생체협 모 관계자는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며 현재의 심경을 피력했다. 영광군축구협회 모 인사도 “선수들을 자재시켜야 할 책임자까지 나서서 일을 확산시키는 등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축구협회에 내포된 고질적인 흐름에서 비롯됐다”며 “99% 잘하면 뭐하나.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원인제공이야 어찌됐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대규모 행사가 주인격인 영광군선수단의 행태가 파행으로 얼룩진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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