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쇄신에 따른 희망을 성탄절 선물로 받았으면
국정쇄신에 따른 희망을 성탄절 선물로 받았으면
  • 영광21
  • 승인 200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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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통령’을 앞세우고 희망차게 출발했던 2008년도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금년은 참으로 힘든 한해였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가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위기란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금의 위기에 놓이게 된 배경에는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경제의 위기가 큰 몫을 차지한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비단 그것만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들어서자마자 우리 경제에 대한 엉터리 처방으로 고환율 정책을 강행했다. 그 결과 채 몇 달도 가지 않아서 무려 130억 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돈을 날렸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의 허세에 가까운 자신감과 큰소리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지금 집권세력의 몰골은 말이 아니다. 자기들 스스로 고백하고 있듯이 국정현안은 산 같이 쌓여있는데 중심도 없이 우왕좌왕하는 일이 다반사고 대통령을 대신해 먼저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 하나 없이 서로 변명하기에 바쁘고 그저 자리보전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또한 드러내놓고 말은 안하지만 여권 내 위기의식도 상당하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감은 청와대 핵심에서조차 대대적인 인적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나타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인적 개편론의 배경이 이명박 정권의 국정파탄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나 국정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위한 모색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당ㆍ정ㆍ청이 제대로 뒷받침을 못했기 때문에 ‘이명박 개혁’이 그동안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지금의 위기국면이 조성됐다는 자폐적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독선적인 국정운영과 시대에 뒤떨어진 ‘포크레인 개혁’으로 나라를 난국에서 구하겠다는 발상으로 이어졌는데 그 발상이 국민들의 일반적 인식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동떨어져서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는 방법론에도 당연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은 자신의 친위세력을 전진배치해 그들의 충성심을 활용해 자신의 의지를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방식으로 국정에 관철시키는 것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역주행의 가속페달’을 마구 밟아댈 친위돌격대가 반드시 필요했고 그 필요성이 지금의 고위공무원 숙청작업과 국회운영의 파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위기라는 말에는 위험과 기회라는 단어가 같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위험이 될 것이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꿋꿋하게 일어서면 지금보다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정파탄의 책임이 전전으로 대통령에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제껏 고집했던 자세를 바꿔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교회의 장로라는 직분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성탄절을 맞아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희망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를 소박하게 빌어본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