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
  • 영광21
  • 승인 2009.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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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비록 여전히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모두 희망이라는 야무진 꿈을 가슴에 품고 출발했을 테니까 점잖고 그럴싸한 덕담으로 운을 떼야겠는데 지도자라는 작자들이 새해 벽두부터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육두문자가 입안에서 뱅뱅 맴돈다. 사실 지도자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조그만 마을의 지도자가 되는 일도 어려운데 큰 단체나 큰 고을의 지도자가 되기는 더 어렵고 큰 기관이나 큰 세상 더 나아가 국가적 지도자나 국제적 지도자가 되기는 참으로 어렵다.

<논어>에 보면 어떤 단위의 지도자라도 지도자가 되려면 일단 실인을 하거나 실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 나온다. “말을 해야 할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말을 해야 하지 않을 사람에게 말을 하면 말만 잃게 된다”라고 하면서 “지혜로운 사람은 실인도 않지만 실언도 하지 않는다”라고 공자는 말했다.
사전을 찾아보면 ‘실인’이란 민심을 잃는다는 뜻이 있고, ‘실언’이란 해서는 안 될 말을 함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요즘 지도자라는 분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제대로 국민들을 계도해주고 이끌어주는 이야기보다는 입만 열면 실언만 해서 끝내는 실인, 즉 민심을 잃고 마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지도자의 자질과 자격에 대해 소상하게 언급하고 있다. “하급관료들을 단속하는 근본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규율함에 있다. 자기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정이 제대로 되고 자기 몸이 바르지 못하면 아무리 명령을 내려도 제대로 행해지지 못할 것이다”라고 지도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서 설명했다.

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위가 높을수록 만인의 귀감이 돼야 한다는 깊은 뜻을 오늘날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제발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아무리 애국자라고 떠들고 자기들이 가장 애국애족을 한다고 떠들지만 지극한 정성이 말이나 행동에 담겨있지 않아서 믿을 수가 없다. 요즘 나라꼴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엉망으로 잘못해 놓고도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이란 사람부터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야당 탓만 하고 있으니 거기에 무슨 소통이 있겠는가.

최근에 지도자들의 발언이나 태도를 언론을 통해서 보면 너무 자만심에 빠져 있다. 자신은 아무런 부족함이나 잘못이 없으며 지식이나 실력은 물론 능력까지 가득 차게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터무니없는 자만심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뻔뻔함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옛날부터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지도자가 나쁘면 국민들이 고생한다는 뜻으로 지금의 우리에게 여지없이 들어맞는 말이다.

제발 지도자들이 겸손과 겸허를 알고 낮은 곳으로 임했으면 한다. 정치지도자들, 사회의 지도자들, 기업의 지도자들, 마을의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도자들은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아울러 자기가 하는 일은 모두 옳고 남이 하는 일은 모두 그르다고 여기는 자만심은 부디 내려놓기 바란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