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표시 위반업체 추가 적발설 제기돼·큰틀의 새판짜기 시급
■ 연이은 짝퉁굴비 적발에 굴비업계 날벼락2009 설명절을 맞은 영광굴비 업계가 된서리를 맞았다.
매출감소라는 표현은 저리 가라다. 판매업체에서는 ‘날벼락’이라고 격분했다.
설명절 D-10일전 KBS 제2TV에서 방송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은 수십년동안 쌓아온 영광굴비의 명성을 단 몇십분만에 날려 버렸다. 다음날 언론에서는 중국산 조기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해 2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영광지역 판매업체 3곳을 광주세관이 적발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또 홍농지역의 한 판매업체가 2007년부터 460톤의 수입산 조기를 영광굴비로 속여 1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19일 목포해경이 적발했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 따르면 군산세관을 이용해 수입산 조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유통한 굴비업계 수곳이 냉동창고 보관업자의 장부를 통해 관련기관이 확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영광굴비는 부관참시 당하는 꼴로 전락하게 됐다.
한 방송사의 보도로 촉발된 짝퉁굴비 파장은 이전에 명절전 발생한 짝퉁굴비 여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방송보도된 지난 14일 당일 30분도 안돼 법성에 위치한 모 굴비업체는 3,000만원의 물량을 매출 취소당했다. 또 다른 굴비업체는 모 홈쇼핑방송사 광고가 전면 취소당해 준비했던 물량을 배송하지도 못했다. 대다수 굴비업체가 잘해야 전년 설명절 대비 50∼60%, 심지어 30%선에 머문 것으로 업계 및 배송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 추정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로 인한 매출감소가 우려됐지만 짝퉁굴비 언론보도는 상상 이상의 파괴력으로 굴비업계를 강타했다.
굴비업계의 매출급감은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돈의 유동성 마비로 몇 개 업체는 쓰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굴비산업 전반에 걸친 신뢰성 상실로 인해 소비기피가 만연되고 후발주자로 쫓아오고 있는 추자도, 여수 등에 밀릴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식으로 일각에서는 ‘내탓, 네탓’ 공방을 넘어 굴비업계뿐 아니라 지역의 생존을 위한 큰틀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영광군은 짝퉁굴비 파장이 연달아 발생하자 영광굴비의 규모화와 차별화된 육성전략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원산지 표시 철저이행이 소비자 신뢰회복의 급선무로 보고 전남도와 수산물품질검사원, 영광군, 영광굴비 특품사업단을 비롯한 민·관이 참여하는 원산지표시 기동단속반을 구성했다. 기동단속반은 주·야간 상시 운영해 중국산 조기에 대해 통관시부터 가공·유통경로를 조사 추적하는 수산물원산지 표시 단속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원산지 위반업소는 ‘영광굴비’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위기의 시기에 ‘털 것 털고 가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사즉생의 여론에 업계와 영광군이 어떻게 대처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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