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선 전입생 ‘없다’ 도교육청 자료엔 ‘있다’·일부 학교 뒷거래 의혹 제기
■ 추적조사 - 영광군 전문계고교 전입학제도 악용한다영광군 전문계고교가 외형상 전입 희망 학생들의 전학을 거부하고 있지만 최근 수년간에도 전입 학생들의 전학을 받아들인 것으로 밝혀져 일선 학교당국이 자의적으로 전입학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지역내 전문계고교는 학교 이미지와 교사들의 반대 등의 이유로 학생전입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영광실고 학교장은 “전입을 희망한다면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다시 1학년으로 입학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를 들이대며 전입을 회피하기도 했다.
실태조사를 위해 본사는 관내 전문계고교 4개교 등 7개 고교에 2006~2009년 학생정원과 현원, 전·출입현황의 취재협조 공문을 통해 요청했다.
또 정확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전라남도교육청에도 같은 현황자료를 정보공개 청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원의 차이는 있지만 전출뿐 아니라 전입이 꾸준히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과 해당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계고교와 특성화고교에서는 학생 전입이 전문계고교 보다 자유롭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계고교는 학교에 따라 도교육청 자료와 전혀 상반된 자료제시는 물론 공식적으로는 ‘전입불가’를 외치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전입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따른 뒷거래 의혹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법성고는 “일반계고교나 계열이 다른 전문계고로 전입한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사례가 많다”며 “07년 9월 현 교장부임이래 위상을 정립하고자 교장의 확고한 의지(학칙)로 전학(입)생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08년 2명의 전입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역구 학부모의 요청으로 영광정보산업고에 전입을 문의하던 모 선출직 인사도 황당한 답변을 듣고 어이없어 했다. 이 인사는 “모 학교에 학생 전입을 문의했는데 ‘우리 학교는 전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이유도 들어보지 않은 채 한마디로 거절해 어이없었다”며 “선출직들에게도 그러하는데 일반 학부모에게는 어떻게 대할지 가히 상상이 간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 학교는 얼마후 전입생을 받아 이 또한 거짓해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영광실고는 “교내외 학생지도의 애로와 지역사회로부터 학교 이미지가 실추돼 좋지 않은 학교로 취급돼 짐에 따라 신입생 유치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교무회의를 거쳐 전입학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자료를 통해 전했다.
관내 전문계고교에 전입을 희망했던 모 학부모는 “모든 관내 전문계고교가 학생의 전입을 받지 않고 있다”며 “학교의 총괄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학교장, 교감, 교무부장 등이 구체적인 설명없이 무조건 전학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2008년까지 도교육청에서 취합한 자료와 전입·전출 수치가 일치하지 않은 점과 학부모의 의견과 달리 소수이지만 전입생을 받고 있어 전입·전출에 대한 허위자료 제출과 일관성없는 운영이 의심되고 있는 상황이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89조에 의하면 ‘고등학교의 장은 교육과정의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전학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17세, 고등학교를 선택해 인생의 첫 갈림길을 선택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일반계 전문계고교로 나름 첫 단추를 끼웠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워 다음단추를 바르게 끼울 수 없어 전학을 희망하는데 교육관계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학생의 선택이 올바르지 않을 수 있는데 ‘다니던 학교에서 힘들게 있던지 자퇴를 하라’는 식의 학교의 편의만 주장하는 무책임한 발언은 학생들을 방황하게 하고 있다.
영광지역뿐만이 아닌 전국적인 사안인 고교생 전입을 학생이 전입하기에 곤란한 상황이라도 학생의 미래를 책임지고 바른 인성을 교육하는데 목적을 둔 학교라면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학생을 이해하고 구제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역내 학교당국의 심각한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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