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공개와 신뢰할 근거 마련돼야
투명한 공개와 신뢰할 근거 마련돼야
  • 영광21
  • 승인 2011.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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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한상준 기술팀장(영광원전민간 환경안전감시센터)

핵 또는 원자력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맛도 냄새도 없으며 노출이 된 줄도 모른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각종 위험 가운데서도 매우 독특한 존재다.
위험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인종별·학력별·남녀간에도 다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전문가와 대중의 위험에 대한 인식 차이다. 대체적으로 전문가는 위험의 특성과 그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 그리고 그 위험으로 인한 실제 사망 정도와 위중도를 따진다.

반면 대중은 객관적인 통계수치나 연구결과보다는 직관적이고 심리적인 위험 인식을 따지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의 비영리 공공정책연구소 ‘디시전 리서치’사의 위험인식 전문가인 폴 슬로빅 박사는 원전과 자동차, 권총, 오토바이 등 30가지 위험에 대해 위험인식 정도를 조사했다.

위해성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은 원전을 20위로 꼽은 반면 대중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유권자 연맹과 대학생은 모두 원전을 가장 위험한 것으로 꼽았다.
기업인들은 8위로 꼽았다. 전문가 집단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꼽은 것은 자동차 사고였고 흡연, 술, 권총, 수술, 오토바이 순이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원자력관련 위험과 자전거, 흡연 등 위험 30가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미국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그렇다면 위의 연구결과와 같은 내용들을 정부는 모르고 있을까?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국내에서도 연구는 이뤄졌으니까 말이다.
모른다면 너무나 전문가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원전안전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작금의 원전에 대한 정부정책은 막무가내식이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하니까 국민들은 안심하라는 것은 과거 군사정부시절에나 있을법한 정책기조인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더 뜨겁다.
또한 최근 일본정부의 원전정보에 대해 은폐(1호기 수소폭발 사전인지?)했다는 소식에 과연 국내사정은 어떠한가 하는 국민들의 의구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발 빠르게 점검단을 구성해 안전점검을 수행했고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으로 구성해 원전안전을 확보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국민들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과연 국민을 배제한 점검 및 위원회가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불신만 쌓여갈 뿐이다.
정부는 원전안전에 대한 정책을 다시 한번 검토해 봐야 할 것으로 본다. 가장 급선무가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민이 참여한 국정관리체계를 형성하는 것일 것이다.

주변환경이 변하는 만큼 정부정책도 시대적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