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님과 이무기 전설 안고 있는 산
큰 스님과 이무기 전설 안고 있는 산
  • 영광21
  • 승인 2011.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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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청도 억산(944m)
억산(944m)은 충청북도 청도군 오봉동과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원서리에 솟아있는 산이다.

억산은 이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밀양산악회 윤주식 회장은 ‘밀양대학교 도서관 자료에 의해 억만건군億萬建軍 즉 수많은 하늘과 땅 그리고 우주의 뜻으로 풍수지리적으로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수많은 명산 가운데 명산이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언제 그렇게 이름을 붙였고 누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이름과는 별개로 억산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억산 북쪽 청도군 운문면 오봉리 대비골에 ‘대비사’라는 옛절이 있는데 신라때 소작갑사 대작갑사 가슬갑사 천문갑사 소보갑사 등 오갑사의 하나인 소갑사로 화랑과도 관계가 있는 원광대사가 서기 600년에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고 대웅전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옛날 이 절에 노스님과 상좌 한명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한 이불속에서 상좌와 함께 자는데 노승은 자기의 몸이 상좌의 몸에 닿을 때마다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이상해 상좌의 행동을 살피기로 했다.

어느날 밤 상좌의 뒤를 밟으니 놀랍게도 절 아래의 대비못(현재의 대비지)에서 상좌가 이무기로 변해 헤엄을 치고 있었다.

물에서 나온 이무기는 사람 모습으로 변해 산능선에 올라 반석위를 쓸고 앉아 참선에 들었다.

다음날 노스님이 이무기에게 어제밤에 본 사실을 캐묻자 크게 한숨을 쉬며 “1년만 더 공을 드리면 천년을 채워 용이 될텐데 모두 허사가 됐다”며 울부짖다 어디론가 달아났다고 한다.

이때 이무기가 억산을 넘으며 꼬리로 바위를 쳐서 억산 주봉의 거대한 바위덩이가 깊게 갈라졌다는 이야기다. 이와 비슷한 전설은 우리나라에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산행은 원점회기를 원한다면 약수 주차장을 출발해 정상을 거쳐 석골사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는 코스가 인기있는 코스다.

옛절과 옛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으로 달려가 대비사를 들린 다음 정상을 거쳐 오봉으로 하산하는 코스도 뒤지지 않는 코스다.

산행은 석골을 지나 석골사에 들려 경관을 구경한 다음 석골사 왼쪽길로 올라서면 문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산행으로 30여분 진행하면 문바위봉 삼거리에 도착한다. 한숨을 돌리고 아기자기한 돌능선길로 15분쯤 오르면 억산 정상이다.

정상표지석은 화강석에 억산의 표기가 돼 있다. 억산은 잡목이 많이 분포돼 있는 산으로 눈덮힌 겨울에 이 산을 찾으면 하나의 선물을 받고 가는 기분이 든다.
문바위봉과 수리봉 사이의 암릉지대만 지나면 어려운 산행은 아닐 것이다.

하산은 정상에서 문바위봉 삼거리에서 문바위봉으로 향한다.
10여분 지나 문바위봉에 도착하면 왼쪽 비탈쪽으로 암벽등반식으로 잡고 올라서야 한다. 아래는 칼로 자른 듯한 절벽이니 초보자는 주의해야 한다.

문바위 정상에 서면 우측으로 영남 알프스의 운문산과 가지산, 취서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휘돌아 수리봉을 바라보면 문바위봉과 수리봉 사이의 암릉이 수석처럼 솟구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바위봉을 내려와 수리봉으로 향하려면 남동쪽 바위비탈을 지나 바위능선에 올라서면 까다롭고 어려움도 있지만 재미도 있다. 수리봉에서 석골사로 내려서는 길은 가파르기는 하나 어려움은 따르지 않는다.

다음 산행은 영남 알프스의 출발점인 석골사에서 얼음골을 지나 운문산을 추천하고 싶다.

< 등산 코스 >
코스 : ▶ 석골마을 ~ 석골사 ~ 대비골 ~ 팔봉재 ~ 정상 ~ 삼거리 ~ 문바위 ~ 수리봉 ~ 석골사 ~ 석골마을 : 4시간 ~4시간30분 소요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