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영광군향우업체 JRT어학원
영어학원 수강생이 강의에 뛰어들어 4년 만에 1년 매출액 50억원을 올린 영어학원 원장. 서울 종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JRT어학원(www.jr-t.co.kr)의 영광 백수출신의 강희선(33) 원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JRT어학원은 서울의 종로와 강남, 광주광역시에 분원을 두고 있다.
강 원장이 서울 종로에서 영어학원을 개원한 때는 2008년 4월. 이어 2009년과 2010년 분원을 잇따라 열었다. 대기업이 학원을 인수하고 인기강사에게 웃돈을 주며 영입하는 등 재벌의 학원 인수바람이 거센 상황에서 이런 강 원장의 행보는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학원경영에만 몰두하고 있지만 얼마전까지 그는 유명한 토익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명강사였던 그의 이력은 특이하다. 변변한 유학생활을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영어 관련 학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영어공포증’에서 명강사가 되기까지
2005년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할 당시만 하더라도 ‘영어공포증’을 가진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그의 과거가 ‘약’이 됐다. 일종의 ‘영어콤플렉스’는 그가 토익강사로 시작해 학원까지 운영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자양분이 됐다.
서울의 경복고를 졸업하고 광주의 전남대에 다녔던 그가 서울을 다시 찾은 때는 2005년. 서울 종로의 영어학원을 다시 찾으면서다. 취직하기 위한 여느 20대처럼 토익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대학재학 시절 친구들과 노는 재미에 빠져서인지 졸업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영어실력이 형편없었어요. 광주에는 영어를 똑 소리나게 가르치는 강사도 없었습니다. 서울로 원정와서 학원에 다니면서 자괴감이 들더군요. 왜 그리 공부를 안 했던가. 하지만 하루에 4시간씩만 자고 영어에 몰입했더니 점점 영어가 재미있어지는 것입니다.”
죄다 암기하고 패턴을 익혔고 모든 것을 전폐하고 영어에 올인한 결과 어느 순간 문제를 보면 답이 술술 튀어나왔고 토익 990점 맞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15시간 강행하는 강의로 최선
이후 강 원장은 강사들을 도우며 학원의 조교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영어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을 구해보자는 결심이 선 것.
영어학원 수강 1년이 지나면서 월급 150만원을 받는 강사의 길을 걷게 됐다. 강의가 끝나고 남아서 스터디팀을 꾸려 궁금증을 풀어주는 등 수강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공부할 때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며 매진하자 수강생들이 점차 호응했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재학생, 고시 준비생들이 환호했어요. 수강 두세달 만에 점수가 크게 올랐다고 기분 좋아하는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지요.”
학생들의 반응과 더불어 학원의 대우도 달라졌다.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연봉을 수천만원대로 높여줬다. 수강생에서 학원강사의 길을 걸었던 그가 이번에는 원장의 길을 뛰어들었다. 그때 나이 30살.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 다른 인기강사들이 힘을 보탰으며 자신도 더 열심히 뛰었다. 방학 때는 15시간 이상 강의에 나서기도 했다.
불우이웃과 고향 향한 숨고르기 중
강사시절 인기를 끌었던 스터디팀을 꾸준히 챙기며 수강생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수업 이후 수강생끼리 만나는 모임이 친목형식이었던 기존의 관행을 뜯어고쳐 학원옆 카페를 통째로 임대해 스터디 전담강사를 따로 배치하자 효과가 지속됐다. 다른 학원은 스터디비용을 학생들에게 요구하지만 강 원장은 비용일체를 자신이 지급했다.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강사들이 청강하는 일까지 생겼다. <넥서스> 등 국내의 대표적인 어학출판사에서 영어 강의 출간을 제안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제 그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앞만 바라보면서 달려오면서 미처 바라보지 못한 주변을 돌아보고 싶어서다. 30대 중반에 대표적인 학원 기업가가 된 강 원장은 이제 눈을 ‘불우한 이웃’과 ‘고향’에 돌리고 있다.
분원을 낸 광주의 수익금을 노인요양시설에 매달 일정액을 기부하며 도움의 손길을 주고 고향인 백수읍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도 힘을 보탤 지원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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