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젓갈

알맞게 절여진 배추에 잘 버무려진 양념을 얹어 먹는 김장때만 맛볼 수 있는 매콤한 시식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마늘, 생강, 파, 조미료, 소금, 고춧가루 등을 넣어 만든 김장양념중 김치의 맛을 좌우하며 가장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젓갈.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에 찾아간 염산면 설도항에는 평일임에도 김장을 앞두고 젓갈을 구매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북적이고 있었다.
“김치 담을란디 어떤 젓갈이 맛있것소. 이 새우젓 큰 통으로 하나 담아주고 낙지젓 한통 담아 줄라우.”
나주에서 며느리를 대동하고 마을 친구들과 방문한 어르신이 이것저것 젓갈을 맛보며 필요한 주문이 한창인 청해젓갈(대표 김청석).
주문한 젓갈을 통에 꾹꾹 눌러 넘칠 정도로 담는 주인장의 인정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이곳 청해젓갈은 염산면 봉남리 설도항 입구 300여평의 널찍한 터에 지난해 새 둥지를 짓고 손님들을 만나고 있다.
곰삭은 젓갈 냄새가 진동하지만 그 냄새가 구수하게 느껴지는 청해젓갈은 새우젓, 멸치젓, 액젓, 무침젓 등 각종 젓갈을 취급하고 있다.
이곳 청해젓갈은 젓갈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천일염과 굴비가 항상 구비돼 있고 병어, 민어, 꽃게 등 제철 수산물 주문이 가능하다.
청결한 환경속에 행복 전달하는 ‘젓집’
특히 설도항을 향하는 길가에 위치해 들고 나기가 용이하고 주차장 또한 넓어 차량을 이용한 구매자들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 어느 곳이든 택배가 가능하고 광주를 비롯한 함평 나주 등 영광 인근 시군의 고객이 필요한 젓갈을 주문하면 직접 배달을 해주고 있어 바쁜 일과로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이나 장거리 이동이 힘든 연로한 어르신들이 반기고 있다.
딸 다섯중에 둘째사위로 장가를 든 김청석 대표는 40여년 세월동안 젓갈을 판매해 온 장모 아래서 배달 등을 도우며 15년간 젓갈 담그는 법을 배워 지난해 독립, 창업했다.
김 대표는 “장모님 일을 도우며 오랫동안 젓갈을 취급하는 일에 종사했지만 젓갈을 담는 일은 하면 할수록 새로운 맛을 발견할 수 있다”며 “특히 소금의 정도와 숙성의 차이에 따라 맛의 차이가 확연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70여평의 넓은 실내공간에 깔끔하게 젓갈을 구비해 놓은 청해젓갈은 아직은 판매장만 꾸며져 있지만 향후 한쪽 편에 다양한 젓갈이 전시된 식당을 마련해 방문하는 고객들이 따뜻한 밥과 국을 곁들여 젓갈을 맘껏 시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어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리 와보세요. 제가 직접 담은 잡젓인데 가져가셔서 무쳐 드시면 반찬으로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젓갈을 사가지고 돌아가는 손님에게 덤으로 푸짐하게 젓갈을 싸주는 김 대표의 푸근한 인정이 넘치는 이곳은 40대 중반 청년사업가의 비전이 엿보이는 젓갈집이었다.
인터뷰 / 김청석 청해젓갈 대표
“장모님 손 맛 그대로 전달”
청소년상담사로 일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해 장모님을 조금씩 돕다 젓갈사업을 함께 한지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지난해 독립해 홀로 사업장을 꾸려가며 아직 미흡한 면이 많지만 조금씩 부족함을 채워가고 있다.
특히 지금도 일선에서 젓갈을 판매하고 계시는 장모님과 처형의 든든한 지원이 사업을 이끌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장모님 손님이 저희 업체까지 이어져 단골들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앞으로도 장모님에게서 배운 전통 비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우수한 젓갈집이 될 것을 약속한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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