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상사화축제에서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불갑산상사화축제에서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
  • 영광21
  • 승인 2013.09.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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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 즐거운 오후3시 상사화축제 추억의 사연 소개

제13회 불갑산상사화축제가 오는 20~22일까지 불갑사관광지구 일원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광주MBC 주말 라디오프로그램 <즐거운 오후 3시>에서 매주 상사화축제에서의 추억이 담긴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채택된 사연에는 상사화축제로 마지막 여행을 끝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와 캠핑장에서의 시댁 식구들과의 추억 등 인생살이의 희노애락이 녹아 있다. 불갑산상사화축제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기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며 채택된 사연을 소개한다.
이 사연들은 8월31일부터 매주 토·일에 방송됐으며 오는 14·15일 오후 3시에도 방송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남편과 마지막 여행을 떠난 불갑사

김미리내 /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

벌써 7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우리 남편은 7년전 가을 세상을 떠났습니다. 많이 아픈 사람이었어요. 그걸 알고도 친정 부모님의 반대를 꺾고 결혼을 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가 태어날 때쯤 남편의 병이 악화됐다는 얘길 듣게 됐어요.
남편은 많이 아파 힘들어 했는데도 마음만은 항상 소년 같았죠.
하루하루 저에게 편지도 자주 써 줬구요.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제 손을 마사지 해주기도 하는 등 얼마나 저를 아껴줬는지 모른답니다.

그렇게 점점 남편이 힘들어 할 때쯤 남편이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하더라구요.
무리하면 안된다고 말렸는데도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면서 꼭 가고 싶다고 하길래 광주에서 가까운 영광의 불갑사를 다녀온 적이 있답니다.

그게 7년전 일이네요. 단풍도 들었었고 상사화 꽃도 얼마나 예뻤는지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장소며 그때 그 느낌이 잊어지지 않네요.
영광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남편은 그렇게 우리가족의 곁을 떠났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의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저리게 아프더라구요.
이제는 좀 편하게 볼 수 있을까 싶어서 가슴 속에 담아뒀던 그 때 그 순간을 이렇게 편지로 적네요.
사랑하는 남편, 잘 있지요? 오늘은 당신과 함께 했던 영광 불갑사에 수진이랑 영진이랑 다녀왔답니다. 당신과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도 당신과 함께 했던 그 추억이 얼마나 따뜻한지 지금도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오네요.
고마워요, 당신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줘서!
우리 가족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지켜준다는 약속, 꼭 지켜야 해요!
알았죠?
 

 

“즐거웠던 불갑사에서의 캠핑”
서민정 /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

얼마전 고등학교 단짝 친구인 성연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저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사이였었죠.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벌써 25년의 세월 동안 생일이며 서로의 경조사를 챙겨주는 그런 사이랍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성연이가 울산으로 시집을 가버려서 자주 보지도 못하고 가끔 친정에 올 때마다 본다던지 전화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는 한답니다.

가끔은 남편이 통화를 하면서 키득키득 웃는 저를 보며 “남편과 자식보다 좋냐? 친구랑 살어라!”고 질투 아닌 질투를 해요.

그렇게 통화를 하다가 지난 8월에 성연이네 가족들과 우리 가족들이 만나 캠핑을 하기로 했어요. 우리 신랑 고향이 영광이어서 불갑사 근처에 있는 캠핑장으로 장소를 정하고 아이들과 우리 부부, 성연이네 부부가 극적인 만남을 통해 올 여름 휴가를 멋지게 보내고 왔답니다.

캠핑 해 본 분들은 아실 거예요. 자연과 함께 하다보니깐 오랜만에 만난 신랑들도 허물없이 친해지고요, 아이들도 마냥 좋아했답니다.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아서 정말 편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왔답니다.

결혼한 여자들은 잘 알거예요. 시댁이라고 하면 괜히 마음만 멀어지잖아요. 이번 캠핑을 하면서 얼마나 좋았는지 다음 달에는 시댁식구들도 함께 캠핑을 하기로 했답니다.
그때도 또 사연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