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오늘 하루를 집중하며 주일무적主一無敵 다짐
한권의 책- 오늘 하루를 집중하며 주일무적主一無敵 다짐
  • 영광21
  • 승인 2014.11.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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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공부를 한다.
옹알이로 시작하는 말하기도 공부며 걷기와 숟가락을 입까지 가져가는 것도 아이에게는 공부다. 어른도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 자격증이나 승진시험뿐 아니라 요리를 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스마트폰을 익히기 위해서도 배움의 시간을 거친다.
그러기에 공부가 업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공부를 잘하는 비법에 관심이 가나보다. 공부법, 독서법에 관한 책들이 넘쳐나는 요즘 퇴계 선생은 어떤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쳤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인문실용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소설이다.
조선후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저자는 어렵게 생각되는 인문학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담아내고 있다. 또 글자에 색을 입힘으로써 중요한 부분은 한번 더 정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야기는 퇴계 선생이 나흘 동안 청량산에 머물면서 몇몇 사람들에게 공부에 관한 작은 가르침을 베풀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시작된다. 그 몇몇은 배움을 얻고자 편지를 보낸 이들인데 매일 한명씩 나흘 동안 그들에게 맞는 1:1 맞춤형 공부법을 일러준다.
공부법이라기 보다는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의 마음가짐과 태도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 가르침은 시종인 돌석이 기록하고 제자 이함형과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가르침에 대한 주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그 과정이 아이한테 설명하듯이 쉽게 풀어져 있고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의 가르침이라 지루함 없이, 생동감 있게 전개된다.
‘배우지 않았기에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을 지적받으면 화를 낸다’는 말이 와 닿았고 ‘진정으로 안다고 하는 것은 문장의 의미를 아는 걸 넘어서 내 일상 자체가 배운 대로 행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에 가슴이 철렁했다.
새로운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는 전력질주를 하고 실천하는데 있어서는 달팽이걸음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또 돌석과 선생의 관계에서 진정한 스승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아이의 첫번째 선생님은 엄마라는데 지금 나는 어떤 스승의 모습인지….
마지막으로 매순간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 삶을, 남은 올해를, 오늘 하루를 집중하며 주일무적主一無敵 하기를 다짐해 본다.

 

안 은 경
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