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 1,000명의 현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한권의 책 - 1,000명의 현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
  • 영광21
  • 승인 2014.12.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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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칼 필레머 / 토네이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두 남자가 있다. 허허 벌판에 서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그들 발 밑에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자 해시계가 생각났다.
지금 그들의 인생은 몇시 일까? 그리고 눈에 들어온 <인류 유산 프로젝트>라는 문구. 단어 하나 하나가 거창하다보니 제목이 주는 비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선뜻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저자 칼 필레머 교수는 사회학자이자 노인학 교수이다. 성공과 행복에 관한 책들은 넘쳐나는데 여전히 불행한 사람이 많다는 것에 의문을 갖은 그는 5년에 걸쳐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사람들을 만났다.

긴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통해 젊은이들은 인생에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저자의 그런 노력은 결혼과 육아, 직업, 노후와 인생에 관한 주제에 보다 현실적인 답을 찾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평생의 관점에서 자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100년을 함께 할지도 모를 몸을 아끼며, 행복하게 아침을 맞고 지는 해를 즐겨라, 그리고 나머지 인생을 헤아리며 후회 없는 삶을 살아라”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해주기보다는 읽으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한번 바로 잡아주는 시간을 선물한다.

다른 책들을 읽다보면 조급함이 생기기도 하는데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참 다정한 책이다. 이렇게 편안하게 책속의 글들을 마음에 담고 행동하다 보면 어제와 다른 하루가 되고 그것이 쌓여 나도 누군가의 현자가 되지 않을까? 지금의 나는 제목 속의 당신이지만 20~30년 후에는 내가 돼 많은 당신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멋진 상상을 해본다.
낯선 경험앞에 느끼는 감정들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현자는 나이를 먹는 것을 인간이 겪는 가장 낯선 경험이라고 했다. 참 산뜻한 표현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의 반경이 좁아짐을 느끼겠지만 나이 드는 건 모험과도 같다니 내일이 기대된다. 두려워말고 걱정하지 말고 나이와 싸우지 말아야지. 요즘처럼 1년의 끝자락에 와 있으면 또 ‘한 살 먹는구나’라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일인가보다.

20년 전에는 쓸모없었던 삶의 구슬들도 꿰어서 보배로 만들 수 있다니 하루 하루를 허투로 보내지 말아야겠다.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에필로그의 물음들에 답을 하나씩 채워가며 한해를 마무리 짓는 것도 반짝반짝 빛나게 될 구슬을 만드는 시간일 것이다.

안 은 경 / 독서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