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계약재배농가 ‘이게 웬 날벼락’
고추계약재배농가 ‘이게 웬 날벼락’
  • 영광21
  • 승인 2016.05.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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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영광군은 현재 심의 진행중”·영광군 “재계약 실패시 1,000여 농가 피해”

 ■ 영광지역, 군납 고춧가루 위기 봉착

영광군과 함평군 등이 계약재배를 통해 군부대에 납품하고 있는 고춧가루가 계약조건 위반으로 납품이 끊길 위기에 처해 고추재배농가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22일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농민 대신 농협이 최신 기계로 고추를 말린 것을 문제 삼아 함평군에 과징금 9억원을 통보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함평군에 전송된 공문의 내용은 군 중앙수사단과 국방기술품질원이 기획조사를 시작해 지난 2013년과 2014년함평에서 납품한 고춧가루 가운데 137t이 품질에 하자가 있는 불량고춧가루라는 것이었다.
고춧가루가 하자판정을 받은 이유는 농협이 기계를 사용해 건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군납 고춧가루 하자건은 농협중앙회의 계약조건 위반사실에 대한 행정조치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2013 ~ 2014년도 군납 고춧가루 납품의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4가지의 계약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4가지 위반사항 중 고춧가루 입자규격 불일치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후 불문처리하기로 했고 3등급 이상을 사용하기로 했던 것을 위반하고 보통 등급을 납품한 것에 대해서는 농협이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생산년도 미준수와 홍고추 수매부분은 계약위반이 명확하지만 품질에 대한 영향은 적은 점을 감안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재검토후 판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영광군에는 방위상업청으로부터 접수된 공문은 없는 상황이며 방위사업청이 영광군에서 납품된 고춧가루에 대해서도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광농협가공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영광군에 대한 지적사항은 없는 상황이지만 만약 군 납품 재계약을 하지 못하게 되면 관내 1,000여개 고추재배농가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며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단계다”라고 밝혔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도 “추측성 보도로 난처한 상황이다”며 “조금 더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방위사업청이 고추농가의 현실을 외면한 불합리한 납품 기준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고추재배농가가 좋은 수매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척과 건조가 중요하다. 하지만 영세한 농가에서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기는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농협이 농가에서 고추를 사들여 농협이 보유한 시설로 가공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납기준에만 맞춘 방위사업청의 결정에 농민들의 우려와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