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마라톤클럽 소속 유병순(58)씨가 지난 3 ~ 8일까지 진행된 2016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마라톤 완주에 성공해 영광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인 42.195㎞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울트라마라톤 대회 중 강화 ~ 강릉 308㎞ 횡단, 부산 태종대 ~ 임진각 537㎞ 종단, 해남 땅끝 ~ 통일전망대 622㎞ 완주에 성공해야 한다.
또 일반마라톤과는 달리 울트라마라톤은 100㎞ 이상의 코스를 밤낮없이 달리는 운동으로 주자 스스로가 시간조절을 해가며 150시간내에 무박으로 달려야 한다.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평소 틈틈이 불갑산을 오르내리며 체력관리를 열심히 한 유씨였지만 이번 경기는 그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특히 유씨가 참가했던 2016대한민국 종단 537㎞ 울트라마라톤은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 진행돼 많은 부상자와 중도포기자를 낳은 힘겨운 경기였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는 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릎부상과 발목부상이 연이어 발생했지만 유병순씨는 응원해주고 또 격려해주는 클럽 회원 한명, 한명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유병순씨는 “역대 열린 경기 중에 기상이 가장 좋지 않았던 경기였어요. 게다가 85㎞를 달렸을 때부터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죠”라며 “하지만 저에겐 영광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했던 약속이 있었어요. 포기하지 않고 꼭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달렸습니다”라고 말한다. 유씨가 경기에 나가기 전 영광마라톤클럽 회원 20여명은 유씨에게 1㎞를 달릴 때마다 50원씩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씨는 그 후원금을 결손가정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또 유병순씨의 아내는 서포트차량으로 유씨가 달리는 길을 따라다니며 주위 사람들의 응원메시지를 끊임없이 유씨에게 전달해줬다.
유병순씨는 “보통 마라톤은 혼자 뛰는 경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저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모든 분들과 함께 달린다고 생각하니 부상의 통증도 싹 잊고 무사히 완주하게 됐습니다”라며 “특히 아내가 서포트 차량으로 제가 달리는 길을 따라오며 응원해줬는데 그 덕에 더욱 더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주변의 후원과 응원에 힘입어 무사히 완주를 할 수 있었다는 유병순씨. 그는 앞으로도 계속 클럽 회원들과 함께 달릴 계획이다.
든든한 버팀목인 아내와 클럽 회원들이 있기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유병순씨는 “앞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