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앞둔 굴비업체 ‘울상’
추석을 앞두고 법성포 굴비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명절특수라는 말이 옛말이 됐을 정도로 굴비판매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어 상인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영광군이 올해 6월 지역굴비업체의 매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는 매출액이 3,000억원으로 2014년 3,500억원에 비해 15% 감소했다. 평균매출액도 2014년 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억4,000만원으로 감소했다.
굴비판매량 또한 2014년에는 1만9,520t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만5,500t으로 26% 감소해 굴비업체의 어려운 현실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매출액 감소는 굴비의 원료인 참조기 어획량이 줄면서 2 ~ 3배 가량 가격이 상승한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요근래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출액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영광군 굴비업체의 설명절이나 추석명절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88%를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올해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016년 굴비업체 조사결과 영광읍, 법성읍, 홍농읍 등에 총 465개 업체가 운영중이었지만 2년새 31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매출액이 점차 감소하면서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버거운 현실이 되자 폐업을 선택한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법성면의 한 주민은 “예전 이맘때면 ‘찍찍’하고 테이프 뜯는 소리만 들어도 ‘굴비가 불티나게 팔리는구나’ 했는데 요새는 그런 소리조차도 듣기가 어렵다”며 “상상 이상으로 굴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8일 시행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으로 인해 지역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영광군은 김영란법을 앞두고 굴비판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포장 박스제작비 지원, 천일염, 찰보리 등 다른 특산품을 한세트로 구성하는 방안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명절선물 특성상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판매감소 등에 대한 문제가 있다.
소비심리 위축과 더불어 참조기 원가상승 등에 따른 매출부진이 지속될 경우 굴비업체의 장기불황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지역이 먼저 나서서 지역특산품을 애용하며 소비흐름을 주도해야 한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도와 함께 이겨나가는 상생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