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풍이지만 쌀값하락에 농민들 ‘한숨’
대풍이지만 쌀값하락에 농민들 ‘한숨’
  • 영광21
  • 승인 2016.09.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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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대비 조생종벼 최대 24% 하락·정부차원 대책 필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례없는 풍년이 찾아온 가운데 풍년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들은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조생종벼 가격폭락으로 올해도 쌀값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광관내 쌀생산량은 2014년 5만622t, 2015년 5만4,009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극심한 가뭄에도 병해충이 거의 없고 벼 작황이 좋아 지난해 생산량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쌀 재고량도 넘쳐난다. 현재 영광군통합RPC에서 보관중인 구곡은 700여t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통합RPC가 10월초 벼 3만여t을 추가로 수매하게 되면 쌀 재고량은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쌀생산량과 재고증가는 쌀값폭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40㎏에 4만2,000원에 거래됐던 조생종벼 가격은 3만8,000원선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5만원보다 적게는 16%, 많게는 24%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달말 중만생종벼 수확이 시작되면 쌀값폭락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통합RPC 관계자는 “소비량 외의 벼를 사전에 격리해야 쌀값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과거 정부가 북한을 돕기 위해 남은 쌀을 보내는 등 쌀 재고량을 처리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섰듯 현 정부도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백수지역 농민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쌀값 보장, 나락가격 결정권 쟁취를 위한 백수읍 쌀농가 비상총회가 열렸다.
이날 공동요구안을 통해 정부에 ▶쌀수입 전면 중단 ▶재고미 대책 마련 ▶직불금제도 개편 통한 직불금 감축 시도 중단 등을 촉구했다.
또 지자체에는 ▶쌀 생산·유통 지원 확대 ▶쌀 종합대책협의회 구성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그리고 농협에는 ▶벼 수매가 결정위원회 구성 ▶농민이 원하는 만큼 물량 수매 ▶ 저가 방출 경쟁 중단 ▶쌀농가 지원 대책비 마련 등을 요구하고 우리농업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농협도 함께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영광군농민회 관계자는 “쌀 재고 증가로 쌀값이 폭락한 가운데 정부는 대책 마련은 커녕 오히려 미국에서 쌀을 수입하려 한다”며 “정부가 농업포기 말살정책을 계속한다면 농민들은 정권교체를 요구하며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