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하락에 수확량까지 감소 농촌은 ‘다중고’
쌀값하락에 수확량까지 감소 농촌은 ‘다중고’
  • 영광21
  • 승인 2016.11.11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년대비 20% 이상 감소 태풍·수발아 피해 원인 … 우선지급금도 13.5% 하락

 ■ 엎친데 덮친 농촌 한숨만 절로

벼수확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당초 유례없는 풍년이 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흉년이 들어 농업인들의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
3년 연속 자연재해가 없고 9월 일조량이 좋아 쌀생산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쌀값은 폭락해 농민들은 많은 고충을 겪었다. 결국 올해는 나락값 3만원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나락값 급락이라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설상가상 수확량마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9월 발생한 태풍 <차바> 영향을 비롯해 때늦게 지속된 가을비와 이후 연이어진 평균 25℃ 이상을 웃도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수발아 피해까지 발생해 수확량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
관내 7,000㏊의 논에서 재배된 수암, 신동진, 새일미 등 껍질이 얇아 수발아에 취약한 품종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해 그 피해는 더 극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관내 벼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수읍의 한 농민은 “올 여름 가뭄피해부터 한창 쌀알이 차오를 시기에 바람을 맞은데다 수발아 피해까지 발생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 올해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이 1등품 기준 전년대비 13.5% 가량 떨어졌다.
올해 우선지급금은 지난해 산지쌀값인 15만2,158원을 40㎏ 벼로 환산한 5만2,270원의 약 90% 수준으로 1등급벼 기준 40㎏ 1가마당 4만5,000원을 우선지급한다.
올해 영광군에 할당된 공공비축미 매입물량은 지난해 14만7,295포대 보다 2,586포대 늘어난 14만9,881포대로 매입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하락세다.
대마면의 한 농민은 “RPC 매입가격도 3만6,000원으로 떨어졌는데 공공비축미곡 가격마저 지난해보다 7,000원 가량 낮다”며 해년마다 맞닥뜨리고 있는 쌀값하락의 현실을 토로했다.
하지만 쌀값하락과 기상이변에 의한 농민의 어려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 농사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평년이면 벼수확이 끝난 후 곧바로 보리파종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지만 잦은 비로 보리파종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가기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한 피해는 한우농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9월부터 내린 잦은 비의 영향으로 논바닥에 물이 고이면서 마른 볏짚을 수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다보니 사료용 볏짚의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곤포 사일리지 가격이 500㎏ 1롤당 4만원선에서 올해는 6만 ~ 7만원선까지 치솟았다. 지난해보다 50% 이상 급등한 것이다.
가격하락에 벼수확량까지 감소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농민과 농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악영향이 지역경제 전반에 파급될 것으로 예측돼 지자체와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