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 축구부 존폐 갈림길
20년 역사 축구부 존폐 갈림길
  • 영광21
  • 승인 2016.11.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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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스카웃 문제 두고 갈등 … 학생 11명 타지역 전학 감행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관내 모 초등학교 축구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1996년 창단 이래 첫 소년체전 출전권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던 축구부는 최근 선수 20명 중 11명이 관외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존폐위기에 처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보성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전 전남도대표 선발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순천 모 초등학교와 경기에서 프로구단 스카우터의 눈에 띈 A학생은 광양의 C중학교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이 때 스카우터는 A학생이 온다면 같은팀 B학생도 함께 데려가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A학생의 부모는 수개월간 고민끝에 자녀가 고향팀인 영광FC U-15팀으로 가기를 희망했다. A학생이 영광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B학생의 C중학교 진학은 무산됐다.
A학생의 아버지는 “타지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고향에서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영광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학생의 스카웃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C중학교 축구팀은 ‘앞으로 영광지역 학생들은 스카웃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더불어 감독이 아이들을 영광FC에 보내기 위해 일부러 C중학교의 스카웃 제의를 미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부모들이 단체로 관외 전학을 감행했다.
한 학부모는 “이제 막 체계가 잡히기 시작한 영광FC U-15팀보다는 안정적인 팀으로 옮기고 싶어 전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일로 C중학교로의 진학이 막히게 됐다”며 “제자를 진심으로 아낀다면 제자의 앞길을 막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축구부 감독은 “실력있는 학생들이 고향에서 활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감독이 학생들의 전출을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또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C중학교 문제에 대해 “얼마전 프로구단 스카우터와도 통화했는데 C중학교가 영광지역 학생들을 스카웃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창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치르던 도중 11명의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되면서 축구부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20년 역사를 자랑했던 축구부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