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농심을 고려하지 않은 영광군청 공무원들과 군의원의 처신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영광군의원 1명과 간부공무원 등 10여명이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오후 관내 골프장에서 단체로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현충일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날로 유흥업계도 이날만큼은 휴업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건하고 숙연하게 보내는 날이다.
그러나 최일선에서 군 행정과 의정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현충일이 단순 공휴일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날 참석자는 군의회 A모 의원을 비롯해 의회전문위원 그리고 군청 직속기관장과 다수의 실과장 등 12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과 군의원으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을 벌였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영광군은 재난에 가까운 가뭄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당시에도 부족한 물로 인해 이웃주민 사이에는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물을 사수할 만큼 민심마저도 날카로워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밤낮으로 가뭄현장을 살피며 대책마련을 해도 모자랄 시기에 골프를 즐긴 이들의 행보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영광읍의 한 주민은 “모낸 논도 물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모내기도 못한 농민들이 상당수여서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을 모르고 있었냐”며 “앞에서는 가뭄을 극복하자면서 뒤에서는 남의 일인 냥 골프를 즐긴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청 B모 과장은 “당초 모임이 5월경 계획된 것으로 알고 있고 함께 가자는 연락을 받고 특별한 계획 없이 참여했다”며 “현충일에 골프를 치러 간 것이 잘한 일은 아니지만 당시 가뭄이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이었으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도 5·18민주화운동 추념식이 열린 당일 사회지도층의 골프 라운딩이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이 전국을 휩쓸었다.
이런 가운데 현충일 당일 골프 라운딩이 이뤄졌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가뭄이 심각단계는 아니었다고 해도 평상시 휴일도 아닌 현충일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6월에 들어서자마자 전국을 들썩였던 AI가 재확산되며 6일에는 전국적으로 심각단계로 격상됐다.
설상가상 영광군에서는 추념식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9시10분경 군수 특별지시사항으로 비상근무 관련 SNS가 군청 모든 실과소와 읍면사무소에 전파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준성 군수의 특별지시로 본청 직원뿐 아니라 휴일에 재택근무하는 읍·면사무소까지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해 근무하기 시작했다.
공직기강의 해이를 넘어 공직사회와 주민간의 민심이반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군의원 공무원 골프라운딩 파문·애타는 농심 호국영령 추모는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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