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4호기 콘크리트 부실시공 파문
지난 5월부터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하고 있는 한빛4호기가 철판부식에 이어 원형돔 내부 콘크리트에 구멍이 발견됐다.
한빛원전은 지난 7월26일 개최된 원자력안전협의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한빛4호기의 상부 원형돔과 하부 경계지점에서 가로 14㎝, 세로 20㎝ 크기의 샘플 58개를 채취한 결과 1 ~ 12㎝ 크기의 빈공간 57곳이 발견됐다.
원전 콘크리트 방호벽은 원전 안전의 최후 보루로 방사능 누출사고를 막는 마지막 차단벽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구멍은 한빛4호기 건설 당시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그동안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확인결과 이번 첫 샘플채취는 지난 6월26 ~ 27일, 2차 샘플채취는 7월13 ~ 20일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는 1차 샘플을 채취한 후 의심이 가서 2차로 샘플을 채취하겠다는 보고를 7월초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심이 가는 정황을 발견했지만 이때까지도 한빛원전은 민간감시기구 등에 전혀 보고를 하지 않았고 감시기구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감시기구 관계자는 “7월10일 있었던 위원회 회의에서 1차 샘플 8개소에 대해 분석을 의뢰했다면서 8월초에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구멍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7월26일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원전내에서는 7월초에 구멍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감시기구 등에 알린 것은 2주나 지난 후라는 점에서 사전조치를 다 해놓고 보고하는 것은 감시기구나 규제기관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왔다.
원전 관계자는 “감출 의도는 없었고 자체적으로 검사가 필요했던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 은폐한 것으로 영광군민들 뿐만 아니라 전남·광주지역까지 원전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빛원전범군민대책위원회도 지난 2일 한빛원전 앞에서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군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원전 가동중단을 촉구했다.
범대위는 “한빛원전 격납건물 콘크리트 부실시공 등이 발견된 4호기를 포함해 동일하게 시공한 전 원전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안전규제에 실패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해체하라”며 “원인규명 즉각 실시와 군민 의견 무시하는 한빛원전은 군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채택한 결의문은 당초 한빛원전 관계자에게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원전측이 수령을 거부해 전달하지 못했다.
원전측은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일찍 끝난 것이다”고 말했지만 사진 찍히는 것이 싫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질타를 받았다.
범대위는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향후 대책마련을 위해 영광군청에서 각급 사회단체를 망라해 대규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한빛원전 은폐의혹에 진상규명·군민사죄 촉구 범대위 10일 청와대앞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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