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뭉실 보고 누락 ‘망치없다’ 적반하장
두리뭉실 보고 누락 ‘망치없다’ 적반하장
  • 영광21
  • 승인 2017.08.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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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문의에도 ‘터무니없는 소리’ 일축·20년 넘게 있던 망치 ‘몰랐다’

■ 한빛4호기 대형 이물질 유입 은폐 파문

‘우리의 기준은 단 하나, 안전입니다.’ 한수원의 모토가 부끄러움을 넘어 분노를 치밀게 한다.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발견된 망치형 이물질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이물질은 폭 40㎜·길이 110㎜ 망치형 금속물질, 폭 7㎜·길이 10.5㎜의 계란형 금속조각, 폭 6.5㎜·길이 20㎜의 반원형 금속조각, 길이 40㎜의 와이어 등 4개이다.
한빛원전은 지난 17일 언론보도 이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시인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18일에서야 한빛본부장이 영광군을 직접 방문해 발견사실을 밝혔지만 이미 엎질러진 후였다.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기구 관계자는 “7월말경 한빛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구조상 유입이 불가능한) 망치가 발견됐다는 제보를 받고 수차례 한빛원전에 문의했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원전 관계자는 “증기발생기 조기교체로 이물질 제거 필요가 없어져 이물질이 없다고 답했다”며 은폐 사실을 사실상 시인하면서도 “그렇게 말한 것을 은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기묘한 해명을 했다.
이번에 발견된 망치는 폭이 40㎜로 19㎜의 튜브 사이에서 발견돼 건설 당시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996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한빛4호기는 그동안 16차례의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했다. 그러나 10㎝가 넘는 크기의 쇳덩어리가 20년 넘게 박혀있었음에도 한빛원전은 이물질이 튜브 사이에 고착화돼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이물질을 발견한 것도 기계적 변화가 아닌 단지 기존의 장비로 검사방법만 변경한 상황에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기구 관계자는 “작은 볼트나 와이어도 찾아낸다는 한빛원전이 20년이 넘게 쇠뭉치의 존재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한빛원전은 지난 7월9일 망치의 형태를 이미 파악하고도 7월10일 있었던 감시위원회 회의 설명자료에서 이물질이 모두 제거 완료됐다고 표기하면서 잔류물질추정(PLP) 신호가 검출됐다는 두리뭉실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빛원전은 이물질에 대한 신호파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물질이라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감시기구 또 다른 관계자는 “110㎜ 크기의 이물질은 개구리 사이에 코끼리가 나타난 격”이라며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감시기구 회의에서 보고하지 않은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7월9일에 이어 7월27일에도 감시기구 회의가 개최됐으나 이 당시에도 이물질의 구체적 형태나 크기에 대해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이에 원전감시기능을 수행하는 한빛원전민간환경·안전감시위원회에 이물질에 대해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은 군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